스스로 본업에 대한 '철학'은 '사람'에게 있는가, '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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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도쿄 출생인 히루마 할머니의 아버지는 약사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건강을 회복한 두에 '감사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약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아버지가 창업한 약국을 이어 받아 오랫동안 그 약국을 이어오고 있다. 그녀는 2018년 11월, 세계 최고령 약사라는 기네스 기록을 세웠으며 100세가 넘은 지금도 히루마 약국 오즈사와점에서 주1회 직접 근무하며 손자와 함께 약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비즈니스' 혹은 '의학적인 철학'이 아니라 꽤 '사람'에 관한 철학으로 약학을 공부한 그녀는 아픈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털어놓는 고민들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한다. 건강이라는 것이 꼭 신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과 '마음가짐', '습관' 등 다양한 부분에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멘토'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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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했던 조언 중 다음과 같은 조언이 인상 깊다.



*


등을 바르게 펴고 분명하게 고개를 숙이기.


상대방의 눈을보고 인사하기.


공경하는 마음을 담은 인사는 좋은 하루를 불러옵니다.


*



그녀는 마음을 담아 밝은 목소리로 고개를 숙이는 기분좋은 인사는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공경하는 마음을 전달해준다고 조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하는 것이, '나'에게도 되려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양 사회에서 관계란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 조직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상명하복'의 문화가 알게 모르게 존재한다.


나이 혹은 기수로 세세하게 상하를 구분하고 위에서 아래로의 정보 전달 방향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회이기에 대부분의 동양국가들은 '승리'와 '패배'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즉 흔히 '제로섬'게임이라는 식으로 '승리'를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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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식 덕분에 상대가 좋다는 의미가, '나의 손해'로 여겨지기 쉽다. 누군가가 이익을 얻었다면 반대급부로 반드시 반대쪽에서는 손해를 봐야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따지고보면 감정과 관계에 있어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누군가가 이익을 보더라도 함께 이익을 볼 수 있는 'win-win'구조가 반드시 존재한다.


누군가가 기분좋게 인사를 하면 그 '좋은 감정'에 상응하는 '나쁜 감정'을 누군가가 얻어가는 것이 아니다. 고로 상대의 기분을 좋게하면 반대에서 나의 기분 역시 좋아진다.



어떤 의미에서 '약을 짓는 약사'의 처방치고는 굉장히 인간적이다.



다른 조언에서는 꽤 약사다운 조언도 있다.



*


습관이 많아지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몸이 가벼워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여백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



굉장히 공감되는 말이다. 요즘은 스스로 건강에 관해서 신경쓸 여력이 없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다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에게는 굉장히 좋은 습관이 있었다. 아침에 눈을뜨면 상온에 두어둔 물을 한컵 들이키는 것이다.


어떤 행동이 습관이되면 거기에는 '의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사람의 '의지력'은 '소모품'이라 제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행동을 정신력과 의지력으로만 이끌어가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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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의지력이 완전히 소모되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습관은 '의지력'보다는 덜 타오를지 모르지만 지속력을 가진다. 쉽게 말해서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할 수 있게 한다.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은 큰 의지력을 들이지 않으면서 건강을 챙기는 매우 중요한 열쇠다.



히라무 에이코 작가의 조언은 그저 시간을 쌓아온 노년의 지혜가 아니다. 그녀가 약학을 평생 실천하기에 앞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에서 비롯된 처방이다. 어떤 의사와 약사는 불필요한 치료와 검사를 권유하고 고가의 장비에 대한 운용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과다한 진료를 행하기도 한다.


'사람'보다 '사업'이 우선인 사회에서 '의술'은 분명 과거보다 더 나아졌음에도 우리는 '다른 의사'를 찾아 다니는 아이러니한 사회를 살고 있다. 의사의 진료가 아니라 진위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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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약에 대한 처방뿐 아니라 조언을 함께 내놓으면서 그녀는 더이상 약사가 아니라 철학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어디 '약사'에게만 그러한 철학이 필요하겠는가. 우리가 가지는 대부분의 직업은 보통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댓가를 받는 형태로 호구를 해결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철학'은 과연 '사람'에게 있는가, '사업'에게 있는가, 생각해보게 한다. 사필귀정, 매우 높은 확률로 '사업' 또한 '사람'이 기반이기에 사람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사업'은 반드시 그 진가를 인정 받게 되어 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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