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소비'에서 오는 행복, 다른 하나는 '생산'에서 오는 행복.
소비에서 오는 행복은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쇼핑을 할 때, 여행하거나 게임하는 등 무언가를 소진하며 얻는 행복이다. 이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 도파민이다. 이 행복감은 금방 익숙해지고 반복 될수록 강도가 약해지는 특징이 있다.
생산에서 오는 행복은 무엇인가. 생산에서 오는 행복은 무언가를 만들때 오는 행복이다. 글을 쓰거나 아이디어를 구현하거나 요리를 할 때, 취미로 무언가를 만들때, 수집하는 경우에도 행복감이 쌓인다. 이 행복의 특징이라면 안정감과 만족감을 준다.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한번은 인터넷에서 글을 본 적 있다. 글쓴이는 '여행'이 '무쓸모'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여행은 현대 사회가 여행을 '산업'으로 만들어 놓기 전까지 레저활동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말했다.
이어서 말하기를 여행은 오롯하게 돈을 쓰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것이다.
2인 유럽여행 2주를 계획했다고 해보자. 1500만원 정도 든다고 하자. 이 돈이면 유럽여행을 가지 않고도 충분히 추억을 만들 수 있단다.
여행을 가지 말고 2주 간 1500만원을 죄책감 없이 써보라는 것이다. 마지막날에는 한푼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최고급 슈퍼카를 대여 하고, 먹지 못할만큼 많은 배달음식도 주문하여 먹는다.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이유없이 용돈도 쥐어주고 수십 만원하는 저녁식사를 하고 명품옷을 사서 입다가 수거함에 넣어도 괜찮다. 죄책감없이 완전히 소진해 버리는 것이다.
보름 간 1500만원을 다 쓴다는 목적을 달성하면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똑같은 만족감과 추억이 생간다고 주장했다. 여행의 의미가 사실 '소비'였다는 주장이다. 비약은 있지만 일부 끄덕여졌다.
원효대사 해골물 같은 거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삶의 흔적이 쌓인다. 구매한 적이 있나 싶었던 '손톱깎이'가 집에 두어개가 되고, 아주 오래 전에 구매했던 영수증이 서랍 어딘가에서 발견 되기도 한다. 이런 흔적은 스스로 알아차리기 힘들다.
명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하나 둘 씩 비싼 명품 아이템이 생기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따지고 들자면 꽤 많은 해외여행지를 다녀왔다.
지금이 모습의 '수많은 선택들의 흔적'이다. 그럴법도 한 것이 기회비용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선택하는 동시에 다른 무언가를 포기하며 발생한다. 수많은 '행복'을 소비하며 살면서 그것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차라리 그때, 생산성 행복을 누렸더라면 나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쌓고 있었을까.
소비성 행복은 단순히 더 많은 것을 요구할 뿐만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더 많이 요구하기도 한다. 고로 같은 행복을 추구해도 어떤 이들은 점차 빈곤해지고 어떤 이들은 점차 풍족해진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생산해 내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 그것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돈이야 쌓이면 좋지. 그런데 본질은 '돈'이 아니라 '쌓는 행위'여야 하지 않을까. 돈을 벌고 '어디에 쓸까'를 고민하는 행복보다는 '어떻게 돈을 만들까'고민하는 행복이 더 큰 행복감을 준다. 즉 행위가 더 중요한 셈이다. 지속 가능한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오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