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시절에는 많이 뛰어 놀아야 한다?_초등2학년 통지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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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방학 후 매일하고 있던 수학과 한자를 잠시 멈췄다.



약 일주일 정도 되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독서 삼매경'이다. 8월 4일까지 잠시 '방학' 즉 학업을 잠시 놓아주고 학습 만화를 포함해 많은 책을 함께 읽고 있다. 그렇다고 한자와 수학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한 고등학생을 과외했던 적이 있다. 학생은 남학생이었고 당시 5등급 정도 나오는 학생이었다. 학생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고민'이 많은 보통 대한민국 입시생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점수가 나오지 않는 학생을 보며 다른 의미의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다. 당시 학생에게 굉장한 이야기를 들었다. '동아리 활동'에 관한 이야기였다. 학생은 '축제'나 '동아리 활동' 등 학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에 진심이었다.



"동아리 활동?"



이 반응에 학생의 답은 이랬다.



"선생님, 저희가 한창 놀아야 할 때 아닙니까, 지금 아니면 쌓지 못하는 추억들이 잖아요."



그때 나는 답했다.



"나도 한창 놀 때인데?"



지금 아니면 쌓지 못할 추억은 지금도 있다. 10년 전에도 있었고, 10년 후에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답하고 보니 그랬다. 누군가는 한창 놀 때라고 말하는 그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아닌 경우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스무살이면 한창 놀 때고, 누군가에게 서른이면 인생을 즐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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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고난으로 밀어 넣어 성취에 따른 일시적 쾌락이나 얻으라는 말은 아니다. 분명 삶은 즐길 꺼리가 풍부하고 그것을 즐기는 것이 삶을 올바르게 대하는 태도다. 그러나 과연 그것을 즐기는 것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과의 상관관계는 무엇이 있을까.

도서 리뷰를 찾아보다가, 한 리뷰를 보게 되었다.

"어이그... 초등학생이면 좀 놀게 냅둬라!"

아이를 교육하는 일이 아이를 괴롭히고 있다는 늬앙스의 그 글에는 공감표가 많았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초등학생'이면 좀 놀게 둬라...'

맞다. 초등학생이면 좀 놀게 해야 한다. 그런데 수학문제 몇장 풀고 한자 몇자를 따라 쓰는 일은 하루종일이 들어가는 중노동이 아니다.

이른 아이에게는 30분일수도 길어봐야 1시간일 수도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해야 할 일 정도를 후딱 해버리고...뛰어 놀아도.. 그 시절은 충분히 길고 즐길 거리도 많다.

가여운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지'하는 것은 어찌보면 차후에 감당하지 못할 숙제를 뒤로 밀어 두는 바와 같다.

아이에게는 '꼭' 수학, 영어가 아니더라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식사 예절이라던지, '존댓말' 하는 법, 어른들께 인사 잘하는 법, 자기가 머문 자리를 잘 정리하는 법 등.

아이가 배움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모두 내팽겨치고 '뛰어놀게'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학업'과 '교육'이 분리됐다. '가정교육'이나 '예절교육'에는 관대한 것이 '학업으로 분류된 교육'에는 속물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다만 자신이 먹었던 식사자리를 치우거나 어른들께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처럼, 덧셈, 뺄셈을 하거나, 한자, 영어, 한글을 익히는 것. 글을 보고 맥락을 이해하는 것도 모두 교육의 연장일 뿐이다.

사회생활을 해보니 본의아니게 사회나 다른 이들에게 폐를 주는 경우를 느꼈다. 일종에 '무능'이 그렇다. 무능은 단순히 '무지'와 '무능'이라는 동정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때로 누군가에게 분명하고 확실한 해를 끼친다. 약속날짜를 지키지 않는다거나 할일을 하지 않는 것. 스스의 무능을 알면서 방조하는 것. 그러한 것이 상대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면서 그대로 두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미필적 고의에 가깝다.


해야 하는 것은 나이가 어리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나이에 맞는 몫은 언제나 부여 받는 것이다. 그것은 최소 7~8살부터 존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 교육에는 '커리큘럼'이 따로 없다. 다만 공교육은 '커리큘럼'을 둔다. 순차적으로 학습해 나가서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돕는다. 이것을 게을리할 이유는 없다.

초등학생이라고 마냥 뛰어 놀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인지하고 먼저 그것을 완성하고 놀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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