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찰리스 주스(Charlie’s Juice)'라는 브랜드가 있다. 뉴질랜드로 여행을 갔거나 현지에서 생활해 본 경험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이 브랜드는 ‘첨가물 최소화, 과일 그대로 착즙’이라는 철학으로 유명하다. 실제 소비자들은 집에서 직접 짜낸 주스를 마시는 듯한 신선함 때문에 찰리스를 찾았다.
일본에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맥주 회사 '아사히'가 있다. 아사히는 2000년대 후반부터는 주류 시장의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음료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 과정에서 아사히는 프리미엄 과일 음료 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러다 2011년 찰리스 쥬스를 인수하게 된다.
이 이야기의 신선함은 보통 이런 것에서 나온다.
생과일은 검역 규제 때문에 통관이 어렵다. 실제로 뉴질랜드에 있을 때, 제주도 한라봉을 비롯해 몇몇 생물을 본 적은 있다. 한창 농산물 수출에 관해서 알아 봤을 때, '카운트다운'을 비롯해 몇몇 기업에 문의 메일을 보냈던 적도 있다.
그런 관심사 때문에 '찰리스 쥬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과일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을 꿈으로 갖고 있던 시절에 '찰리스 쥬스'의 이야기의 매력은 '생과일'을 그대로 갈아서 병에 넣었더니 수출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실제로 국제 농산물 무역에서 흔히 쓰이는 전략이기도 하다.
과거 싱가포르에 제주감귤을 수출을 한 뒤에 다른 국가 기업들과 연락을 주고 받았던 적 있다. 그때 연락을 주고 받은 곳 중 하나가 '베트남'이었는데, 정확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한국 과일이 베트남으로 들어가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고로 '명목상 중국'으로 수출하고 베트남으로 우회하는 제안을 받은 적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제안이었으며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농산물을 수입하고 싶은데 다양한 이유로 수입이 힘든 경우에 그것을 '가공'하면 판로가 열린다는 사실은 그때 당시 꽤 해보고 싶은 도전이었다. 규제를 단순 장벽으로만 보지 않고 '가공'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하면 새로운 판로와 부가가치가 만들어진다는 것에서 '전화위복'의 자세가 떠오른다.
지금도 '뉴질랜드산 과일'은 '가공'된 형태로 일본 등 여러 국가의 편의점 냉장고에서 판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