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 어만'의 '기독교는 어떻게 역사의 승자가 되었나'라는 책을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온다.
'당신이 기독교인이건 아니건 기독교가 만들어낸 사회에 산다는 것은 자명하다.'
벌써 6년 전 읽은 책이라 정확히 그 워딩을 사용했는지 기억이 선명치 않다. 심지어 이 문장이 있었는지도 명확하진 않다. 다만 언젠가 썼던 서평에 그러한 문구가 있고 여전히 상당히 공감한다.
나는 교인은 아니다. '기독교'의 영향력은 '종교'와 상관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전세계의 3분의 1인 25억이 여전히 예수를 따르고 있고 이들의 신분, 성별, 지역은 평등하게 분포되어 있다. 과거 로마 황제들이 믿던 종교이며 피지배층까지 넓은 포용성을 갖고 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하여 미국 대통령 마흔 여섯명 중 마흔 네 명이 개신교 신자다. 개신교 신자가 아닌 두 명, 존.F.케네디와 '존 바이든' 역시 천주교 신자다. 그렇다면 실제 기독교의 역사를 '인류의 역사'와 떼어 단독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로마의 황제가 개종을 했던 4세기부터 유럽은 문화 예술, 음악, 미술, 문학, 이념, 사상, 정치를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예수와 성경의 영향을 받는다.
"예수"라는 인물을 인정하고 인정하지 않고를 떠나, 인류 대부분은 그의 영향력 아래 살고 있다.
세계사에서 유럽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런 유럽사에 '기독교'를 뺀다면 '역사 이야기' 자체가 힘들 수 있다. 실제 유럽사를 이야기하려면 '기독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알고 있어야 한다.
기독교는 인간의 세계관을 재구성했다. 시간을 직선으로 흐르게 했고, 역사가 목적을 가져야 한다고 봤다. 진보의 개념, 발전사관, 목적론적 세계관 역시 기독교적 틀에서 파생됐다.
권력 역시 재정의되었다. 로마 황제는 기독교 이후부터 신이 아니었다. 왕은 신의 대리인이 되었다. 권력은 절대적이면서 동시에 도덕적 심판의 대상이 됐다. 이는 중세 교황권과 왕권을 긴장하도록 만들어냈다. 실제로 역사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같은 선에 두도록 하는 배경이 되면서 현대와 같은 비교적 평등한 신분 사회가 가능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는 도서의 절반이 '기독교'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것에 거부감이 있건, 있지 않건 어느 순간 받아 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로마가 지배력 확장을 위해 피치 못하게 변방의 유대인들의 종교를 가져왔던 것처럼 일정부분은 피하지 못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 부분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도서는 예시를 위해 축약하는 부분과 흥미를 위해 과장하는 부분이 있지만 가볍게 즐기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이 책과 함께 '한중일' 편도 구매를 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됐을 때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