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12월 7일, 일본은 진주만을 공습한다.
이 사건은 쉽게 말해 '석유'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은 다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막대한 목재와 석유를 필요로 했다. 당시 일본은 대부분의 석유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확장를 우려한 미국은 일본에 대한 석유 수출을 끊는다.
이 결과 일본의 시선은 동남아시아로 향한다. 동남아에 있는 풍부한 목재와 석유, 고무를 취하기 위해서다. 다만 그 길목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필리핀'이 있었다. 당시 필리핀은 '미국 영향권'에 있었다.
일본이 남쪽으로 확장하기 위해 '필리핀'은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길목이 었다. 당시 기술로 미국 본토에서 필리핀까지 한 번에 병력과 함대를 투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고로 반드시 중간 거점이 필요했다. 그 역할을 하던 곳이 바로 '하와이'였다.
하와이에 위치한 진주만은 미국의 '태평양' 전력을 유지하고 필리핀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기지가 있었다.
즉, 필리핀을 고립시키기 위해 일본은 하와이를 먼저 무력화해야 했다. 일본은 태평양 함대의 심장부인 진주만을 폭격한다. 이번 2026년 일본과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진주만 폭격'에 대한 농담처럼 이 공습은 비밀스럽게 진행 됐다.
진주만 공습은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자원에, 자원에 의한, 자원을 위한 전쟁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한 것이다. 1차 세계 대전 때만 하더도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치'에 있었다. 동맹 체제와 민족주의, 제국주의 간의 긴장이 충돌하면서 전쟁이 발발했다. 다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쟁은 '지구력' 싸움이 된다. 철도를 움직이고 공장을 돌리고 군수 물자를 생산하는 모든 과정이 '승패'를 결정했다. 여기에 이은 2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양상은 완전히 '에너지 전쟁'으로 바뀐다. 전차는 석유로 움직였고 전투기도 그렇다. 함대 역시 석유를 사용했다. 석유를 확보하지 못하면 전쟁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가 된 것이다.
이후 세계 질서는 완전히 바뀐다.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단순한 군사 강국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통제하는 국가가 된다. 중동,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지 중 하나였다. 미국은 이 지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의미했다.
미국은 사우디 왕국의 안보를 책임지고 석유를 확보했으며 사우디는 그 댓가로 석유 판매를 '미 달러'로 하는 '패트로달러'시스템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미군은 중동과 주요 해상로에 곳곳 배치된다. 이는 그저 세계 평화를 책임지는 이상적인 지출이 아니다. 에너지 관리를 위한 전략적 배치다.
이때부터 미국은 이른바 '세계 경찰'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질서는 최근 무너지기 시작했다. 바로 '셰일 혁명'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중동 석유에 의존하는 국가였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세계의 평화는 미국에게 중요한 문제였다.
2010년을 기점으로 그러나 상황이 바뀐다. 수평 시추와 수압 패쇄 기술을 발전으로 미국내에 묻혀있던 셰일 오일과 가스를 대량으로 시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셰일 혁명'이다.
미국은 더이상 중동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가 아니라,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로 변모한다. 즉 에너지 확보를 위해 중동에 집착할 필요성이 사라진다. 미국의 개입이 약해지면서 세계는 점차 불안정한 상태도 들어갔다.
이후 미국이 발을 뺀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다른 세력이 생긴다.
중국, 러시아, 이란이 그렇다.
이란은 세계 석유 소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다. 전 세계 석유 상당량이 이 좁은 바다를 통과한다.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 전쟁에서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았다. 석유를 실은 선박이 표적이었는데 이 때문에 해상 운송 자체가 마비될 정도의 긴장이 발생했다. 미국은 유조선에 군함을 붙여 호위하기 시작했다. 뿐만아니라, 1988년, 이란이 설치한 기뢰에 미군 함정이 손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다. 2019년 오만 해역에는 유조선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같은 해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는다.
물론 미국은 이미 석유 최대 생산국이다. 고로 석유 수급에 자유로워 보인다. 다만 석유가 어디에서 생산 위치가 아니라 '얼마에 거래되는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생산국이 되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유가가 상승하면 기업의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 물가가 올라간다. 이는 정치 부담으로 이어진다. 최근 미국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나 식료품,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준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다.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를 동반한다. 반면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는 일은 경제를 유지한 채로 물가를 통제할 수 있다. 즉 '리스크 관리 비용'에서 잠재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비용 지출에 가깝다. 미국 산업에서 '에너지 가격'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수록 이에 대한 '통제력'을 스스로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그 통제력을 스스로 쥐기를 원하지 않은가 싶다.
최근 세계 정세를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들로 점차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면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