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_감정은 감정일 뿐, 상황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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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걷다가 건너편 친구를 본다. 오랫만이라 친구에게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른다. 친구는 이쪽을 본 것 같지만 화답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라져 버린다.



상황에서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느끼고 친구의 태도에 화가 난다. 다만 이후 친구가 사고로 청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되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는데 감정만 변화한다.


그것은 감정과 상황이 동일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과 감정은 동일시 되지 않는다.



오랫만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가 빗길에 미끌어지며 다리가 부러진다. 하필이면 타고 오랫만에 탄 버스가 사고가 났다는 사실에 불같이 화가 난다. 얼마 뒤, 그 버스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같은 화'는 감사한 마음으로 변화한다.



상황과 감정은 동일시 되지 않는다.



다시 언급하면 상황과 감정은 동일시 되지 않는다. 상황은 상황일 뿐이고 감정은 감정일 뿐이다. 누군가는 입시 시험에서 한 두문제를 틀리고 좌절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것은 '희망'이자 '바람'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좌절'이고 누군가에게는 '희망'인 것을 보면 '상황' 자체에는 '희망'도 '좌절'도 존재하지 않는다.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다. 상황은 그저 상황일 뿐이다.



예전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가 과거 전쟁 트라우마에 대한 인터뷰를 한 적 이 있다. 그는 그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과거 경험에 대한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말했다.



"지옥을 봤다. 그뒤론 하루도 운나쁜 날이 없었다."



최악의 경험을 겪고 난 뒤, 나머지 삶에서 그보다 더 최악을 본 적이 없었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사건'은 그 자체로 '끔찍' 했지만 '사건 뒤'의 인생은 어찌보면 '축복'에 가깝다. 그 뒤로 한번도 운이 나빴던 적이 없었기에 그렇다.



인간의 경험은 언제나 상대적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자신에게도 그렇고 상대와 자신을 비교해서도 그렇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철학으로 잣대를 어디에 두는 가에 있다.



고로 자신이 감정이 그렇게 된 까닭은 '상황' 때문이 아니라 무지 때문이다. 무지가 어떤 방향으로의 '지'가 되면 모든 상황은 다른 시선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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