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85점도 잘한거야!"하는 아이에게 더 할 말을 잃고 웃음이 났다.
'그렇지, 85점도 잘한거지...'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풀어가고 있고 문제마다 상대적인 난이도가 있을 터 였다. 완벽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내려 놓고 보니, 인간적으로 누구나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85점도 잘한거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는 어떤 문제를 쥐고 있는가.
'수년째 고민해 오는 체중 증가'를 바라보며 나는 몇점짜리 답안지를 쥐고 있는가.
'수년째 잠이 오지 않는 불면의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얼마만큼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문제가 아이의 문제보다 더 어렵다고 할 수는 없었다.
아이는 나보다 잘 자고 있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문제에 있어서 내가 하는 고민의 무게가 아이에게는 깃털과 같을 것이다.
기껏 해봐야 세자리 숫자를 더하고 빼는 단순한 연산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이를 고민해 본 시간의 총합이 나와 그들이 다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스마트워치'에 표시된 '수면시간'을 확인하는 것이다.
'오늘은 3시간 50분'을 잤네,'
아이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등교 준비를 하는 아이를 바라본다. 시계가 가르치는 분침보다 5분을 덧붙여 일러주며, '벌써, 40분이야~'하고 이미 양치기가 된 이미지를 유지한다.
준비를 다 하고 현관 앞에 선 아이가 바지가 내려간다고 허리춤에 달린 줄을 바짝 당겨 묶어 달라고 이야기 한다.
그냥 별것 아니다.
아이의 허리춤에 있는 줄을 잘 묶어주고 평소처럼 뽀뽀 한번 해주고 학교를 보내면 됐다. 그때 식탁 위에 남겨진 밥을 보니 다른 날 답지 않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이에게 저도 모르게 독소 같은 짜증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미 방향을 설정한 감정의 흐름이 봇물처럼 입으로 쏟아져 나왔다.
어쩌면 '수면 부족이 원인'일 것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라도 깊은 잠을 자야겠다. 다시금 노력하겠노라 다짐한다. 어쨌건 아이의 85점이 지금의 나보다 낫다는 인정을 하며 본보기가 좋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