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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r 20. 2021

[미래]코로나 19미국 대선 그 이후의 세계

 이 책을 선택한 건, 현대 시대의 흐름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평소 불필요한 뉴스를 읽지 않는다는 나의 원칙에 따라 세계정세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던 내가 흐름에 대한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오늘과 내일, 언론사의 관점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관점들은 균형 있게 바라보기 위해선 적지 않은 내공이 필요하다. 아직 나에게는 그 정도의 내공이 축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여과과정을 통해 걸러진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은 흝어보는 현대 세계사의 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기초적인 관점들을 제공해준다. 대략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를 알게 하고 그리고 이후의 세계에 대해 아주 얕지만 빠르게 훑는다.

 책은 두께에 비해 내용이 충분하지는 않다. 하지만 현대 세계사의 흐름을 자세하게 다룬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기초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대한다. 책을 읽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 그저 가볍게 당일 뉴스 기사를 확인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작가인 김준형 님은  한동대학교 국 저에 문학부 국제정치학 교수이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조시 워싱턴 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여러 신문사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의 글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관점을 고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확인해본다고 가정하더라도 어쨌거나 관심 있게 흐름을 지켜보는 전문가의 입장에서의 요약본을 빠르게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미국 정치의 특징들을 설명하는 용어 중 우리가 언론을 통해 흔히 들어봤던  "ABC"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Anything But Clinon'이 앞 철자를 따온 말로 부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클린턴 8년 정책을 모두 뒤집어 버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를 가지고 부시 정권의 특수성만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당으로 이루어진 미국 정치에서 일반적인 일이다. ABO인 오바마의 정권을 정확하게 뒤집어버리는 트럼프의 정책들처럼 다음 정권이 트럼프가 아닐 경우, 미국과 세계 역사가 갖게 될 새로운 세계는 명확하게 다른, 그리고 준비해야 할 세계가 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나 미중 무역 전쟁들의 커다란 이슈들을 겪으면서 세계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장 내일 하루도 어떤 이슈로 세계가 시끄러워질지 아무도 예측 못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트럼프식 세계관 속에 급변하는 내일을 매일 같이 마주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정치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에게까지 그 영향력이 뻗어 온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미국 대선을 통해 학습했다. 그런 이유로 이제 미국의 대선은 여기 외국에서도 더 큰 관심사가 된다.

 선거도 치러지기 전에, 부정선거라는 말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트럼프가 백악관을 비우지 않고 안방을 차지하듯 백악관에 눌러앉는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어째서 k방역이 이토록 큰 바람을 일으키는 것일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단, 책은 아주 깊은 관점으로 그 이야기를 훑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나는 책을 읽으며 초기에 나오는 우리나라의 코로나 19 방역에 관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민주주의 형태 변화를 촉구하는 촉진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국의 사망자는 6만 명이 넘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사망자는 5만 3천 명이고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사망자도 5만 3천 명이다. 이미 더 짧은 시간에 그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이 초대형 이벤트는 정치 제도에도 분명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미디어에 익숙해져 있다. 불통과 막무가내의 중국 그리고 합리적인 미국이라는 인식은 우리의 무의식에 아주 깊게 뿌리 박혀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자면 베트남과 중국, 북한 등, 비 민주주의 국가들은 신뢰의 문제는 분명하게 있다 손 치더라도 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승리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많은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감염자들이 나오는데 말이다. 

 그런 와중에 대한민국의 구조는 그 중간 대척점에 서 있다. 국가의 역할이 강할수록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국가가 시장과 사회를 믿고 방임할수록 국민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민주주의와 비민주주의의 정점에서 우리는 민주적이면서 강력한 국가의 역할이라는 모순적인 사회구조의 힘을 보여왔다. 어쩌면 이런 사회 구조가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는 아닐까 하는 고민은 아마 세계 이곳저곳에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독재의 역사와 사회주의 같은 면모를 갖고 있는 보건법등은 양자 중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적인 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책을 읽다 보면, 바이든이라는 인물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사실 바이든은 우리나라의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선출될 때의 우려처럼 강한 독자적인 색깔이 있지는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포스트 노무현'이라는 모호한 이미지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명확한 색채를 전달하지 못했다. 물론 그 이후로 어떤 역할과 색깔을 갖고 있는 지를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바이든 역시 그런 성격의 인물이다. 확실한 자기 색깔을 이야기 하기에 모호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하던 세계로 반쯤은 돌아갈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기는 하지만, ABO로 돌아서던 트럼프 정권의 추진력처럼 그가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미국 전체와 세계 흐름을 이끌 수 있을지 신뢰의 문제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나는 잠들기 전과 눈을 뜨면 의미야 있건 없건,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를 확인하곤 한다. 내가 어떤 주식 종목을 소유하고 있다기보다 세계의 흐름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수치는 신문에 나와있는 글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욕심과 탐욕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돈의 흐름과 숫자들이다. 우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엄청난 미국 증시의 독주를 지켜봐 왔다. 유럽과 아시아 등 많은 국가들을 두고 혼자서 독주하듯 성정하 던 미국의 증시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적으로 고수하던 '친기업 정책'의 반영이었다. 법인세 인하와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강력하게 자신의 기업들을 보호하는 그의 일관성으로 온실 속 화초처럼 무럭무럭 자라오던 미국의 기업들이 바이든의 정책에는 어떤 변화를 겪어야 할지도 기대되는 일이기도 하다. 

 흔히 미국을 보고 '민주주의의 국가'의 대명사로 취급한다. 하지만 미국 대선 과정을 보면 그 방식에 고개가 갸우뚱되기도 한다. 국민의 대다수에게 지지를 받더라도 낙선되는 모호한 간접 민주주의의 형태는 미국의 역사에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지만, 분명한 모순적 민주주의다. 우연히 TV를 보다, '미국보다 더 미국 같은 국가,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강연을 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타이틀을 보고 코웃음을 치고 채널을 넘기다가 그 몰입에 빠지고 말았다. 굉장한 설득력이 있었다. 사실 청교도들이 세운 도덕의 국가 미국은 이미 그 근본의 색깔을 잃었고 민주주의 역시 본래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잃었다. 흔히 말하는 국뽕(?)처럼 대한민국을 마냥 치켜세울 수는 없지만, 분명히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는 미국의 추구하는 어떤 모습에 미국보다 닮아 있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 책은 아예 미국 대선과 세계의 흐름에 무지한 사람이 아주 가볍고 빠르게 흐름 정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내용이 조금은 빈약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도 없지 않아 있다. 큼지막한 글씨와 넓은 여백이 빠르게 책장을 넘어가는 재미는 주지만, 어딘지 모르게 조금 더 깊이가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모든 책에서 배움을 얻는다. 나는 관련 내용에 대해 이 한 권의 책으로 마무리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 비슷한 내용의 책을 더 읽을 예정이다. 그런 접근으로 보자면 반드시 한 번 스치고 갈 필요가 있던 책임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정말 얼마 남지 않는 미국의 대선이다. 우리 생활 코 앞까지 영향을 미쳐오는 미국 대선에 대한 횡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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