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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세계

'지리의 힘' 독후감

by 오인환

피터 자 이한의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던 적이 있다. 역작이 될 뻔한 반과 허무맹랑한 나머지 반이라고 그의 책을 평 했던 적이 있다. '피터 자 이한'이 책을 절반 정도만 쓰고 출판을 마무리했다면 '지리의 힘' 보다 그의 책을 더 높게 쳐주고 싶다. 이 책이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이라는 책을 먼저 읽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때 그 설득력에 비해 조금 덜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이라는 책에서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지정학과 더불어 인구 피라미드를 근거로 들었다. 이 책은 인구 구조를 제외한 지정학에 관한 내용만 다룬다. 이 또한 충분히 매력 있고 설득력 있다. 이 책을 마무리 지으면서 들었던 느낌이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하는 분이다. 책은 지정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듯하면서 근현대사를 비롯해 지리가 현재의 세계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미래를 내다본다.

미국, 신은 공평하지 않다. 우리는 신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사상과 같이 모든 이에게 똑같은 능력과 행운을 부여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그렇지 않다. 지금껏 신의 가호를 받았던 초강대국인 미국에 대한 부와 국력의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며 신흥국보다 더 휘황 찬란 미래를 맞이 할 것이다. 이에 공감한다. 이 글에서는 '지리의 힘'에서 읽었던 부분뿐만 아니라,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의 이야기를 모두 섞어 적을 것이다. 미국은 우리가 신흥강국이라고 부르는 '중국', '러시아' 등에 비교해 인구 피라미드가 건강한 편이다. 그 큰 규모의 국가답지 않게 미국은 젊으며 앞으로 그 미래 인구구조는 대부분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보다 건전하다. 미국은 해양세력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인도와 같이 위협적인 이웃 국가와 국경을 맞이하고 있지 않다. 밖으로는 무한하게 팽창할 수 있으면서 외부 세력으로 무한하게 보호받고 있는 지정학적으로 축복받은 땅이다.

사실 이런 매력적인 지정학의 국가가 초강대국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런 초강대국의 또 다른 행운은 얼마 전 또다시 일어났다. 바로 '셰일'이다. 그 거대 규모의 국가에서 엄청난 원유 생산을 해 내면서, 미국은 최대 에너지 수입국에서 최대 에너지 수출국으로 변신했다. 더 이상 중동의 에너지 공급에 휘둘릴 필요가 없어진 미국은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거의 견제할 나라가 전부 하다 시 피하다. 최근 중국과 함께 무역전쟁을 하며 패권 전쟁을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따지자면 '패권전쟁'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의 국격 차이가 있다. 앞으로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까지 어쩌면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중국, 중국을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처럼 중국에 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며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그러지 않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중국은 풍부한 인적자원을 소유한 동시에 엄청난 인구를 소유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은 항상 초강대국으로 세계의 위상을 떨치곤 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말하는 중국이 과연 현재 중국 '공상당'의 중국이냐는 문제다. 그것은 정확하게 말하기 쉽지 않다.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던 대부분의 나라는 사실 '여진족', '몽골족' 등에 의해 통치되던 나라다. 우리가 중국의 다소 민족이라 부르는 한족은 1115년에 아골타가 금나라를 세운 뒤 청나라가 망할 때까지 737년간 '명나라'로 248년만 통치했고 585년간은 이민족의 통치를 받은 나라이다. 중국의 역사가 그 대륙을 기준으로 두기에 우리는 몽골의 역사나 여진의 역사도 모두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여 생각하게 된다. 실제적으로 그 시장을 열었던 이민자들의 통치기간이 길었다는 사실을 살펴보자면 청조가 멸하던 시기, '영국'과 '일본'이 중국으로 들어가려던 시도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비록 지금으로 현실적 이어 보이지 않지만, 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중국의 불공정한 시장 정책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기업활동을 자유롭게 하면서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가로막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미국은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열고 싶을 것이다. 그것은 영국이 중국 시장을 열었던 것처럼 무역을 시작으로 하고 있을 뿐이지 않을까 가능성도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간의 만남에서 우리가 일부 모호했던 태도 중 분명하게 한 부분이 있다는 점은 어찌 보면 실리적이면서 이상적인 두 가지를 모두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

중동,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우리는 우리가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을 포함하여 중동 국가들, 그리고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을 보면 모든 민족이 강대국 간의 인위적인 경계로 국경을 만들게 됐다. 사실 현대 국제 갈등의 대부분은 여기서 발생했다. 아프리카 내전에서 수 천만이 죽거나 파키스탄과 인도의 전쟁에서 수 백만이 죽는 이런 일은 사실상 대영제국이 무책임하고 무지하게 식민지를 관리하던 방식으로 시작했다. 여기에 피해는 한반도도 크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신사의 나라'라고 부르는 영국이 남긴 세계 곳곳의 흉터는 엄청나게 많다. 그들은 이스라엘에 유대인의 공간을 만들어 놓고 무책임하게 뒷마무리를 유엔에 넘겨버리기도 하고 파키스탄과 인도를 종교나 문화를 생각하지 않고 나눠 버린다. 또한 콩고 민주공화국을 비롯하 감도 잡히지 않는 아프리카의 내전에서도 그들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정말 무식하게 모든 나비 효과를 비롯하여 책임을 물어보자면 나치 독일에 의해 학살당한 유대인의 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참히 많은 민간인이 영국의 무책임한 행동으로부터 시작하여 죽임을 당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역사는 승자의 역사기 때문이다.

러시아,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본격화되면서 가장 큰 이득을 볼 국가이지만 인구구조가 형편없는 이 나라와 브라질을 비롯해서 브릭스라고 부르는 모든 나라들도 가능성을 높게 치지만, 지리적인 이점과 인구구조로만 살펴봤을 때, 매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이미 슈퍼파워인 미국이 더 건전하고 완전해 보이는 이유가 브릭스보다 미국의 주식이 근래 더 성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의 이곳저곳의 주가 지수를 살펴보면 이는 명확해지는데, 우리가 그간 유명한 개도국이라고 부르는 거의 대다수의 나라는 정체되어 있다. 이는 유럽을 비롯하여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그럼 어떤 국가들이 성장을 했을까? 쉽게 살펴보기로는 대만, 일본, 한국, 미국과 같이 미국의 우방국들이 대다수 그렇다. 논지를 조금 벗어나 예전 내가 좋아하던 게임인 'Superpower2'라는 게임을 보자면 국가를 성장시키기 위한 제일 좋고 확실한 방법은 미국과 친하고 비슷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실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최대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려는 초강대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내릴 결정은 물론 불균형한 측면이 있지만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결정들이다. 하지만 911 이후 미국이 이성을 잃었을 때, 우리는 모두 미국이 내리는 결정에 반대를 하지 못했다. 그들이 안하무인이 됐을 때, 거의 전 세계가 숨을 죽여야 할 만큼의 힘이 있는 국가다. 사실 이번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따로 포스팅을 올리고 싶었으나 우연하게 내가 완독 한 날자와 겹치면서 내 생각을 조금 적어 두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대한민국에 관한 내용이다

국수주의적인 생각을 조금만 빼고 생각하더라도 일본의 미래는 암울해 보이고 한국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한국은 대양과 해양 세력을 모두 갖는 위치로 이민족의 침략에 취약하기도 했지만 문화적으로 혹은 수출을 하기에 적합한 지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와 같이 폐쇄적인 국가 운영 시에는 독이 될 수 있지만, 백제, 고려와 같이 개방적인 국가운영의 방식에서는 전성기를 누리기도 한다. 다만 유일하게 우려할 점이라고 한다면 인구구조인데, 이는 가장 암울하다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에게는 '남북통일'이라는 긁지 않은 복권이 존재한다. 다만 러시아, 중국, 미국, 일본의 이해관계가 모두 얽혀 있는 남북통일은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앞으로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기에 더 기대가 되는 기회가 됐다. 책은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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