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이 작동하는 기본적인 원리는 '이기심'이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저자 도킨스의 말처럼 우리의 존재 이유는 스스로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들은 그 승리자들의 것으로 남아 있다. 어찌됐건, 우리의 선대조상 중 후대에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고 죽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유전자를 남겼기 때문에 승리자들의 유전자는 이렇게 우리 몸속에 남아있다. 우리의 생존본능에는 이런 기본 원리가 작동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후대의 유전자가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제1의 원칙은 자신을 방어하고 제2의 원칙은 자녀를 방어하는 것이다. 제1의 원칙과 제2의 원칙에 순서가 존재하는지를 따지기 전에 어쨌건,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유전자가 후대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존재의 최우선이다.
이타적인 마음을 갖는 다는 것은 우리 유전적 특성상 존재할 수 없다. 동등한 상황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과 자신 중 한명만 살아야 할 경우에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생존하는 선택을 한다. 물론, 타인이 생존하는 선택을 하는 이타적인 사람도 존재한다.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이타적인 일부 존재가 자신의 삶을 타인을 위해 희생했다고 하면 그는 다음 세대에 자신이 갖고 있던 이타적인 유전자를 남기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이 생존확률이 높아짐으로써 더 이기적인 유전자가 승리하고 더 많은 유전자를 전파하게 된다.
세상이 이기심 투성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삭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지않다. 현대사회의 기반을 구성하는 '자본주의'는 인간의 이런 기본적인 원리를 이용하여 승리해 나갔다. 이기심을 부정하고 공동사회를 통해 유토피아를 구상하려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이론적으로는 완벽했으나 인간의 본능과 맞지 않아 도태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기적인 존재가 생존확률이 높다. 또한 이타적인 존재는 생존확률이 낮다. 그런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우리는 생존력이 높은 사람을 보고 '더욱 이기적일 것'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가 자본주의로 바뀌면서 '독특한 이타적인 존재'가 등장하게 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일부 이타적인 유전자가 후대에 유전자를 남기게 되었다. 그들은 돌연변이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물건을 많이 팔까?' 혹은 '어떻게 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고민 방식은 '사람들은 어떤 걸 필요로 할까',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가'이다. 이렇게 이타적인 마인드세트를 가진 이들은 이기적인 다수로부터 선택 받는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누군가의 이익을 갈취하려는 다수는 자신이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을 놓치지 않는다. 내가 사고 싶은 걸 내어 놓는 사람이나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어김없이 자신의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내어 놓는다.
부자가 되고 싶다거나, 물건을 많이 팔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스티브잡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의 이기심을 경계한다. 이익의 제로섬에서 이익을 얻어내기 위해선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한다. 따라서 자신이 이익을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이익을 끝없이 경계한다. 조금 성공한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에게 달리는 악플은 이런 이기심의 발동이다. 성공이라는 제로섬 게임에서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상대가 갖고 있을 때 철저하게 경계하려는 이런 본능은 아마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를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끝까지 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공짜를 좋아한다. 공짜를 제공하는 누군가가 어떤 손해를 보는지에 대해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동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일단 공짜로 그것을 가지고 가며 뒤로 그것을 제공하는 이들의 바보 같음을 비웃는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제공자 입장에서는 그로인해 더 많은 대중을 상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얻게 된다.
이처럼 누구도 손해보려하지 않는 세상에서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는 것 처럼 보이는 누군가를 사람들은 하이에나처럼 놓치지 않고 덤벼든다. 그리고 뜯어 갈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뜯어간다. 여기에는 어떠한 자비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정적 승리하는 쪽은 아이러니하게도 이타적인 마음으로 뜯기는 사람들이다. 완전한 이타심이 아닌 적절한 이타심을 이용한 이기심을 갖고 있는 돌연변이는 다수로부터 꽤 합리적인 보상을 받는다. 여기서 포인트는 다수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이타심을 갖고 스스로 무너지지 않을 이기적 본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것을 팔고 싶다고 생각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사고 싶어 할지를 생각해야하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떤 말을 듣고 싶은 지를 생각해야 한다.
누구도 주인이 떠나버리고자 하는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많약 누군가가 어떤 것에 대해 빨리 소비하고자하는 분위기를 띈다면, 이를 눈치챈 하이에나들은 반드시 그를 경계하고 본인의 이익을 위해 호주머니와 관심을 걷어들일 것이다. 요리사라면 빨리 음식을 만들어 소모시킬 생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사업가라면 어떻게 하면 이 물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더 많은 효율을 얻고 이익을 볼지 고민하며 연예인이라면 어떻게하면 이 노래를 빨리 팔아 치워 소모시킬지가 아니라 이 노래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처럼 이타적인 마음으로 대중을 상대하는 것이 착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법칙이다. 자본주의가 생겨나기 전, 우리의 경쟁자인 다수의 착한 유전자는 이미 사라졌다. 우리가 착한 돌연변이 유전자라면 반드시 이 자본주의세상에서 적절한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