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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발] 지금 당장 유튜브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당신의 유튜브를 컨설팅 해드립니다. 독후감

by 오인환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을 때, 나는 해외에 있었다. 한국 언론에서 '한류'라고 떠들던 시기, 국내에서 해외활동을 통해 큰 수익을 얻고 있다고 말하는 가수와 배우들은 실제 현지인들은 관심없는 경우가 많았다. 'Korea'라고 물음에 답하면 제일 먼저 들러오는 질문은 'South or North'였다. 여기에 농담으로 'North'라고 대답해도 그 누구도 놀라지 않을만큼 한국의 입지는 크지 않았다. 한국 매체에서 말하는 것보다 한류가 대단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을 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나왔다. 그전까지 '월드스타'니, '한류열풍'이니 했던 이름은 고작해야 '동남아시아'에서나 통용됐지만, '싸이'가 등장하고 심심찮게 현지인들이 강남스타일의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싸이의 얼굴이 찍혀있는 티셔츠를 입고다니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게 진짜 한류구나...' 시골 백인 마을의 어떤이들도 싸이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는 그 때부터 '한류'를 체감했다. 이제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한류의 존재감을 증명한다.


5G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 '스페인', '일본'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 중, '한류'는 특이하게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확산되는 거의 유일한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제국주의의 영향이나 전쟁없이, 컨텐츠만으로 이처럼 '언어'와 '문화'를 수출하는 것을 보면 '헬조선'이라고 부를 것만은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내가 해외에 거주하던 시기는 한류가 확장돼었던 시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분명 한류는 '일부 마니아층'의 취향 정도였다. 하지만 5G시대가 열리면서 한류는 유튜브를 타고 엄청난 속도로 확장해 갔다. 심지어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를 위해 '한국 컨텐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MBC 드라마 '허준'이 방영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 산업이 이처럼 거대 자본에 의해 헐리우드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유튜브는 이제 앞뒤없이 '컨텐츠'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공정한 시장의 판이다.


2020년 11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1위는 유튜브다. 총 622억 분의 시간으로 국민 어플이라고 불리는 카카오톡보다 2.3배가 넘는 숫자다. 3위인 네이버가 190분이니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비대면'에 익숙해졌다고 하지만 인간은 지난 수 백 만 년간, 사회성을 발달 시켜 온 동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최적의 방법으로 '외모'를 선택할 만큼, '얼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글과 사진이 인간의 정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그만큼 한정적이다. 실제로 타인의 목소리와 외모가 이성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되는 것 처럼, 우리는 비대면활동으로 해결되지 못한 일부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적 유대감을 유튜브로 해결하려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나의 유튜브 구독자는 현재 292명이다. 적으면 적지만, 많으면 많다고 볼 수 있다. 나의 영상에는 '전기차 리뷰', 'MBTI 검사', 'Read with me', '육아 영상' 혹은 '독후감 낭독' 등 갈피 없는 영상들이 편집없이 무차별적으로 업로드 되어 있기 때문에 292분이나 구독을 해 주신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지금도 나는 유튜브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유튜브 할꺼야'가 3대 허언증으로 불린다지만, 나는 꾸준하게 이 생각을 놓지 않고 있다. 내가 구독하는 채널 중에는 '슈카월드'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경제 유튜브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채널은 사실상 '인문학'과 '역사'를 포함하여 잡다한 이야기를 하는 곳이었다. 나는 이 채널의 초기 구독자로 현재 150만이 넘는 슈카월드 채널의 구독자가 현저하게 적을 때부터 함께 지켜봤다. 내가 구독하고 응원하는 '인플루언서'의 성장이 눈에 보이는 것을 보며 무언가 적잖은 희열이 느껴졌다. 구독자 150만이나 200만이라고 하는 엄청난 인플루언서들은 어느 순간 하늘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평범한 일반인이 커다란 영향력이 생겨가는 과정을 보며 유튜브와 컨텐츠의 힘을 실감하게 됐다.


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명은 '이한의 책카페'다. 이름에서 벌써 정체성이 존재한다. 나는 책에 관한 리뷰를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책'이라는 컨텐츠와 '영상'이라는 컨텐츠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책과 같이 정적인 컨텐츠를 재밌게 영상으로 풀어내려면 컨텐츠만큼이나 편집능력도 필수적이다. 나의 영상의 대부분은 편집이 없이 올린 것으로 댓글의 대다수는 '영상 플랫폼에 맞지 않네요'이다. 단순히 독후감을 낭독하는 일로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북튜버'에는 엄청난 구독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비중이 현격하게 적은 편이다. 이에대한 딜레마 때문에, 나의 현재 채널은 '답보상태'다. 이렇게 저렇게 여러 시도를 하면서 자리를 잡고나면 앞서말한 것 처럼, 292명 중 누군가는 자라는 채널의 성장과정을 함께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금까지는 오히려 구독자가 줄고 있지만 말이다.


책에서 소개한 내용중 필터버블이라는 말이 있다. 알고리즘은 내가 선택하고 좋아했던 것들 위주로 추천한다. 때문에 나와 전혀 다른 새로운 정보를 접하기 보다는 스스로 택했던 주제에 함몰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유튜브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를 켜면 '책에 관한 내용'만 소개되고 인스타그램 친구에는 '책'에 관해 관심 있는 사람들만 나오다보니, 스스로 많은 사람들이 책에 관심이 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생긴다. 특히, 정치적 성향에서도 이와 비슷한다. 자신과 비슷한 정치 성향을 보이는 영상을 보다보니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구독자들끼리 섞이며 결국 5G시대에 맞는 더 넓은 세계관이 아닌, 고립과 순환이 반복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말하는 확증편향과 비슷하게 자신이 말하는 것이 세상의 응원에 힘입고 '진리'에 가깝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책'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만 기민할 때, 조금더 넓은 의미에서 유튜브를 진행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나는 컨텐츠를 '책'이 아닌, 책이 갖고 있는 여러 이야기 소재를 갖고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결론을 냈다.


책은 이미 유튜브를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더 큰 동기부여와 자신감을 주고,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얇은 책 속에 아주 많은 내용들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다. 완독에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이젠 거의 필수적으로 알아야하는 것이 유튜브가 되었다. 이 책이 알려주는 내용들이 필수적이다. 어린 시절 워드프로세서로 문서를 작성하는 일을 '컴퓨터활용'시간에 배우곤 했다. 이제 어쩌면 우리 아이들의 '컴퓨터 활용'시간에는 워드프로세서와 별개로 '유튜브 편집'에 관한 교과 내용이 수록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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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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