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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책 선물: 소중한 사람의 세계가 더 넓어지기를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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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에서 '레시피'는 기밀이다. 경쟁자가 알아선 안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살아 생전 스티브 잡스는 여러 대학과 강당을 다니며 자신의 성공에 대해 연설했다. 자신을 성공하게 만들었던 원천적인 사고방식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서슴치 않았다. 지금도 마윈이나 빌게이츠, 스티브잡스의 강연은 언제나 공짜로 시청 가능하다. 이들은 이렇게 대중들이 자신의 성공 비법을 알아가는 것에 관대했다. 워렌버핏은 자신이 투자하는 회사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공개되는 것에 거리낌 없다. 되려, 왜 그 기업을 인수해야하는지, 대중을 설득하기도 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또한 자신들의 기술을 공개하는데에 거리낌이 없다. 이처럼 이들이 중요하고 자신만 비밀로 간직해야 하는 것들을 퍼트리고 떠벌리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선생님에게 배워도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이 나오기 마련이다. 선생은 자신이 아는 것을 최대한 알려주고자 노력한다. 자고 있는 학생을 깨워서 조차 알려주고자 노력하지만, 언제나 1등과 꼴등은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역사상 이런 일은 무한 반복하고 있고, 어디서나 일어나고 있다. 중요한 것을 던져줘도, 얻어가지 못하는 비율은 항상 일정하다. 100의 집단에 열과 성을 다해 본질을 던져 주어도 이중, 본질을 파악하고 얻어가는 사람의 비율은 언제나 3%미만이다. 백종원, 빌게이츠, 마윈, 스티브잡스, 워렌버핏 등. 그들은 대중에게 아무리 금덩이와 진주를 던져 주어도 그들이 자신을 위협할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일은 분명하게 일어나며 결코 그 비율도 달라지지 않는다. 출판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책을 쓰는 방법과 요령을 영혼을 담아 이야기 해 줬다. 내 주변 중,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게 소원이라는 친구들마져 내 조언을 실제로 옮긴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해외에서 취업하거나 굉장히 좋은 사업 노하우를 알려주어도 실제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는 방법에 대해 아무리 퍼트리려고 노력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어느정도는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를 알게 됐다. 세상은 아무리 내가 중요한 비책을 알려준다고 해도 100명 중 3명은 그것에 대해 호기심은 갖고 갈망은 하되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 내가 알고 있는 굉장한 비책이 있다면, 그것을 꽁꽁 숨겨 두려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발벗고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그 비책을 퍼트린다 해도 세상은 그 정보를 산발적으로 산발적으로 극소수만 받아들일 것이다. 책 3권을 구매했다. 그리고 선물했다. 책을 선물하는 것은 가방이나, 옷을 구매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고차원적인 고민을 하게 하는 일이다. '이 책을 좋아할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지', '이미 읽었는지', '이 사람의 가치관 혹은 관심사와 닮아 있는지' 많은 것을 고민하고 '정말 좋은 책'을 선물해야한다.



세상은 생각보다 '좋은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한다. 정말 좋은 것을 넘겨줘도 '냄비받침'이 되는 경우도 많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지지 말아라'라는 말처럼 그것을 필요로하고 가치를 알아보는 대상은 따로 있다. 어부에게는 '퇴비'가 필요치 않고, 농부에게는 낚시대가 필요로 하지 않다. 사실상, 자신이 성공에 닿고 싶어하면서 스스로의 모습은 실제 지금 현재의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처럼 그들이 바람이 간절하기 때문에, 위대한 사람들이 알려주는 좋은 조언은 듣고 흘려 넘기기 일수다. 누군가가 말했다. 독서는 가만히 앉아서 문자를 읽는 아무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라고 말이다. 여기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발끈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에도 일부는 맞다. 독서를 읽어 헤치우는 일로 여길 경우, 이는 비어있는 워드프로세스 창에 심심한 글자를 타이핑하는 것만큼 무의미하다. 실제 읽고 배운 것을 실천해보고 느껴보고 생각해보고, 읽기 전과 후의 모습을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성공한 사람들은 꼭 자사전을 비롯해 자신의 노하우와 글을 값싼 가격에 시장에 내놓는다. 그렇게 큰 돈을 버고 큰 영향력을 얻은 이들이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을 수도 있는 고급정보를 2만원의 푼돈에 시장에 내놔도 아무도 그들을 위협하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고급정보를 숨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100 중 3이다. 자신의 이야기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비중 말이다. 세상은 생각보다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한다. 청소년 대부분의 꿈은 '연예인', '유튜버', 'BJ'라고들 한다. 의사, 검사, 판사 따위가 되기 위해선 '성적'이라는 장애가 존재한다. 이 장애를 넘지 못하는 학생들은 진입장벽이 낮아보이고 쉽게 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프리랜서 쪽으로 눈을 돌린다. 그중 100의 97은 실제 유튜브를 시청만 하고 있거나, 연예인을 바라만 보고 있거나 bJ를 좋아만 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당장, 그들 중 한명이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지는 인터넷에 공짜로 널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것을 행하지 않는다.



어쩌면 성공한 이들은 이런 세상의 모순을 바라보며 일종의 안심을 했을 것이다. 생각보다 수동적인 삶들이 다수인 세상은 어쩌면 그들에게 안심이 되기를 넘어,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들은 아무리 말해도 소 귀의 경 읽기와 같은 대중을 깨우기 위해 꾸준하게 책을 쓰고 인터뷰를 하고 강연을 했다. 지금도 그들의 흔적은 공짜이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고 누구든 쉽게 들어갔다 나오고 있다. 책은 누군가에게로 전달되었다. 누군가들이 값싼 가격에 남겨놓은 지식을 매우 흡족하게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100중 3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의 주변이 더 큰 세상을 살고 더 큰 영향력을 끼치며 서로에게 더 좋은 관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해당 책은 중학교 3학년 학생 셋에게 전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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