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년, 조선의 인구는 세계 10번째로 많았다. 영국보다 많고 미국이나 스페인보다 훨씬 많았다. 조선의 인구가 많았다는 점은 사실상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국력을 이야기할 때, 흔히 경제력과 군사력을 예로든다. 지금이야 경제력과 군사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각자 다르지만 이전 국가들의 경제력과 군사력은 모두 '인구'로 평가한다. 부양가능한 인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농업생산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풍부한 농업 생산은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게 하고 더 많은 인구는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해 내며, 이는 언제든 대규모 국가 사업을 진행하거나 전쟁 수행도 가능하다는 증거다.
'인간'은 대표적인 '소비주체'이자 '생산주체'다. 더 많은 인구는 더 많은 생산력을 수반할 수 있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생산역할'이 기계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1811년에는 이를 반대하는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더 큰 생산을 하는 존재의 탄생에 인간은 질투심을 느꼈다. '쌀'이나 '밀'이면 언제든지 군사력과 경제력을 생산해 내던 시기가 저물고 '석유'를 들이 부으면 무한대로 생산가능한 시대가 됐다.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국가가 더 크고 부유하며 강한 나라가 됐다.
정조 시대가 저물고 수 세대 동안 우리의 인구 증가 속도는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농업생산량이 줄어들었고 군사력은 물론, 경제력에서 외국과 비교경쟁에 뒤쳐지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후 '이완용', '이토히로부미'를 비롯해 한 개인의 악역을 할 인물을 대중은 찾았지만, 이는 한 개인의 '악'에서 출발한 비극이 아니라, 흐름에 의해 우리는 국력을 상실했고 자연스럽게 국권 피탈이라는 재앙을 맞이 했다. 시대의 흐름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소비의 중요성은 당연한 말이지만, 생산을 담당하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치명적이다. 자본주의는 인플레이션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더 많은 생산을 하지만 그보다 더 빠른 인구 증가로 더 많은 소비를 하며 우리는 항상 물가상승을 기반으로 자본주의를 지탱해 왔다.
공장이 찍어 만들어야 겨우 소비를 따라가던 인구 증가 속도는 앞으로 30년 안에 종말을 맞이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더 많은 생산을 해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더 많은 자원을 태우고 소비할 여력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의 소비는 점차 줄어들 것이고 공급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때마침, 이런 자본주의의 문제를 타개할 새로운 방법이 탄생했다. 그것은 바로 온라인 시장이다. 석유를 태우고 물품을 만들어 내야 돈을 지불받을 수 있는 시대에서 온라인 세계에만 존재하는 '무'같은 '유'의 제품에 돈을 소비한다. 아무런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저 이미 업로드 된 영상을 광고 없이 보는 조건으로 유튜브는 프리미엄이라는 서비스를 내 놓았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의 속도는 '인간'에서 '기계'로 넘어갔고, 이제는 '데이터'가 된 것이다.
어떤 한 영상을 몇 명이 구독하는지로 수익이 결정된다. 우리는 기계나 인공지능에 의해 생산성을 높였고, 높아진 생산성을 소비할 여력이 사라질 쯤, 온라인에서 무제한 소비가 이뤄지도록 경제 구조는 변해졌다. 이 변화의 흐름에 가장 중요한 국가는 '동양'이라고 본다. 세계를 크게 나눠 보자면 동양과 서양으로 나눌 수 있다. 다시 구분하자면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미국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앞서말한 비생산 소비재인 '온라인 데이터'를 판매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세계 최대 플랫폼 회사들이 모두 이 국가에 몰려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다. 비슷한 규모의 플랫폼 기업이 중국에도 존재한다.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지만 분명하게 여기에서도 데이터 판매는 이뤄지고 있다. 대만과 한국은 이런 플랫폼 기업이 원활하게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는 하드웨어 공급 국가다. 과거 군사들에게 지급할 쌀이 없어 모래이 섞인 쌀을 배급하던 시기를 지나, 우리는 무한대 소비재인 '데이터'의 하드웨어 공급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일에 우려를 하고 있다. 아마 생산인구의 감소가 가장 큰 이유중 하나 일 것이다. 나는 앞으로 인간이 생산주체가 아닌 사회로 넘어갈 것이라고 본다. 알고리즘이 마케팅을 담당하고 데이터가 물건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구조에 의하면 생산능력은 '인구'가 아닌, '데이터'가 결정할 것이다. 마치 현재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생산'보다 '소비'가 중요한 국가가 된 것처럼,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데이터'와 '소비력'이 국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구 좀 줄어도 된다고 본다. 물론 이것은 철저하게 나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오류는 분명하게 있다. 유튜브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데이터가 판매물품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 문화가 경제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올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 누군가 1회의 노동에 의한 영상제작은 10년이 지나서도 '썩거나', '부서지거나', '녹스거나' 하지 않은 완전한 형태로 완전한 상품으로 전시 판매 될 것이다. 데이터 소유주는 10년이고, 20년이고 그 영상을 판매하며 불노소득을 얻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핵심산업 중 앞으로 기대가 되는 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방탄소년이 부른 노래는 30년 뒤에도 온라인 속에서 조금도 늙지 않고 존재할 것이다. 우리 딸들이 들을 수도 있고 딸들의 손녀가 들을 수도 있다. 어머니가 물려주신 옷이나 아버지의 녹슨 라이터처럼 사용 불가능하지 않고 언제든 새롭게 사용가능하다. 우리가 지금 전 세계에 뿌려 놓은 한류는 앞으로 현재 우리의 삶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인류가 데이터를 사용하는 문화를 시작하는 미래의 영역에서는 아주 오랜기간 우리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지금도 30년가까이 되어가는 미드 '프랜즈'를 보기도 하고 '타이타닉'과 '라이언일병구하기' 같은 영화를 찾아본다. 세계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이런 데이터 소비는 꾸준하게 증가 할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산유국'인 노르웨이 처럼, 마르지 않은 데이터 원유(한류)를 소유하고 있는 국가가 되어, 국민 전체의 행복도를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군가는 오늘을 '헬조선'이라고 부르며 도피한다. 그 말은 맞을 수도 있다. 다만, 다가오는 변화는 분명 갑작스러울 것이라고 본다. '유제품'이나 '축산물'을 판매하는 '오세아니아'와 '소비재'와 '명품'을 수출하는 '유럽'에 비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입지는 분명하다. 1957년 대 일본이 패망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일본의 1인당 GDP는 331불이었다. 당시 말레이시아의 1인당 gdp가 226불이었고 필리핀이 255불이었으니, 누가 2~30년 뒤에 일본 1인당 GDP가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공장의 생산설비에 따른 포디즘이 재역할을 해가면서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를 일본이 운좋게 탔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입력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될 데이터를 생산해낼 능력을 갖추느냐에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공감능력'은 앞으로 '부'가 쏠릴 곳이라고 믿는다. 연예인들은 '감정'을 판매하는 사람들이다. 앞으로의 영역은 '문학', '영상', '음악', '미술'과 같이 여러 사람들에게 무자본으로 소비 가능한 '인간다움'이라고 믿는다. 1960년 대 인기 직업 순위에는 '택시운전사', '자동차엔지니어', '다방DJ'가 순서대로 차지했다. 현재 이 직업을 목표로 갖는 이들은 드물다. 우리가 영원할 것 같은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우리의 늙고 오래된 눈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판단하지 말자. 아이들의 살 세상은 우리가 감히 예상조차 할 수 없을 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