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는 모세가 전했거나 아브라함 시대에 존재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전들을 모아 해설한 것을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은 유대인들에게 성서와도 같다. 이런 탈무드는 유대인들의 생활과 신앙의 기반이다. 이 문서는 각국의 여러나라로 번역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히브리어와 아람어'로 집필된 문서만 경전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른 언어로 번역한 책은 그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아무리 '탈무드'를 표지로 감싸안고 있는 책들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진실된 유대인들의 세상에 대한 지혜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렇다면 어째서 유대인들은 다른 언어로 작성된 탈무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 여기에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믿음이 숨어 있다. 성서의 히브리어는 동사-주어-목적어가 기본적인 평서문의 어순이다. 다른 언어들과 같이 시간부사는 동사를 수식하기 때문에 제일 처음에 나오게 된다. 또한 히브리어의 또 다른 특징은 현재, 과거, 미래와 같은 시간을 나타내기보다 완료와 미완료를 구분하는 역할이 더 컸다.
이런 히브리어의 특징은 그들의 사고 방식에 영향을 줬다. 그들은 어떤 사건에 대해, '현재인지, 미래인지, 과거인지'를 구분하는 것보다 '완료했는지, 완료하지 않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또한 그 어떠한 표현에서도 '동사'를 제일 앞에 사용함으로써 '행동'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을 것이며, 이를 수식하는 시간 부사가 동사의 앞에 위치하여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줬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을 많이 알더라도 행동하지 않은 것은 의미 없는 지식이며 그 어떠한 현상도 지나갔는지보다 완료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던 그들의 언어는 다른 말 없이 그들을 교육시켰다. 언어에서 동사를 가장 먼저 사용할 수 밖에 없던 그들의 문화는 과연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 나는 오랜 시간 개인 스케줄러를 이용하여 시간관리를 해오고 있다. 시간관리의 습관은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바쁜 일정 탓도 있었다. 휴대폰으로 짧게 기록하던 스케줄에 내가 가장 처음 기록한 내용은 이랬다. '자동차 엔진오일 교환하기'. 큰 문제 없어 보이는 이 일정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우리의 뇌는 모든 글자와 단어를 하나씩 입력하지 않는다.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하요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것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창망의 순서로 되어 있지을라도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방금 쓴 소갈호 안의 글은 인터넷에 꽤 많이 돌아다니는 문구 중 일부다. 이와 같이 우리는 첫번째와 마지막 글자를 토대로 전체 문자를 인식하고 여기서 첫번째 글자와 마지막 글자가 달라진다면 아에 인식조차 할 수 없다. '자동차 엔진오일 교환하기'라는 단순한 일정에는 가장 처음에 위치한 단어가 '자동차'다. '스케줄러'의 본질은 앞으로 해야 할 일정을 기록하는 일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정의 목적에 해당하는 '엔진오일'도 아니고 그것을 수식해 주는 '자동차'가 가장 앞서 위치하는 것은 인식의 중요도를 봤을 때, 비효율적이다. 그렇다면 첫번째와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정보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 히브리어의 어순과 같이 스케줄은 '동작'을 우선시 해야한다. '자동차 엔진오일 교환하기'가 아니라 '[교환] 엔진오일'과 같이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스케줄 기입을 해야한다.
가장 처음과 가장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 정보가 들어가야 하는 우리 인식상의 문제에서 한국어는 '서술어'를 가장 뒤에 위치 시키면서 '관계와 감정'에 그 촛점을 맞췄다. 즉, '밥먹어'와 '식사하셔요'를 구분하는 이유는 내가 대화하는 사람과의 관계와 내가 표현하는 것에 대한 감정표현을 우선시 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판단을 가장 우선시 하는 '영어권' 국가의 경우는 주어와 목적어를 처음과 끝에 배열하고 동사를 가운데 배열한다. 앞서말한 '한국형' 어순을 배열하는 국가는 '몽골', '일본', '터키' 등의 보수적인 국가가 있고 주어와 목적어를 처음과 끝으로 배열하는 국가로는 유럽과 아프리카, 북미의 국가가 있다. 따지고 보자면 국가 형성 배경과 성장 과정에서 협업을 통해 관계 형성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는 '벼생산 문명'과 개인의 성장과 시선을 중요시 하는 '밀생산 문명'으로 대략 구분이 가능한데, 성경에 따르면 모세는 파라오에 의해 고통 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부터 탈출시킨다. 그리고 노예상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억제된 생활에 시달리는 그들을 해방시키며 사막의 유목민으로써 그들을 '농경' 생활에서 독립시킨다. 절망적인 '사막' 생활을 하며 '생존'에 기민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지역 강수량이 100mm도 내리지 않는 척박한 곳의 사람들은 목축을 하고 언제나 이동할 준비를 해야 했다. 그들에게 스케줄은 몹시 중요했고 약속과 시간 또한 아주 중요했다. 정착하지 못한 그들에게는 법원이나 경찰, 의사도 없었고 집을 짓을 목수도 없었다. 그들은 스스로가 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 해내며 다양한 분야의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 내는데 기민한 민족이 됐다. 현대 유대인의 역사 또한 기구하게도 전세계로 뻗어나가 있다. 신생독립국 미국에서 가장 기민하게 자리를 잡으며 현대의 자본주의의 한 축을 자리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생활 습관과 문화 속에 우리가 배워야 할 시간관리에 대한 철학이 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