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을 보면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에게 언제나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파란 하늘'이다. 그는 낮이되면 언제나처럼 고통에 시달리다, 밤이 되면 다시 편안함을 되찾는다. 이런 과정은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이뤄진다. '파란색'은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 요인이고 안타깝게 지구의 시간에서 절반은 파란 마주칠 수 밖에 없다. 그가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주변을 에둘러싸고 있는 파란 환경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 모든 빛을 빨간색이나 노란색으로 바꾸는 노력은 가능하지도 않지만, '파란하늘'을 바라보며 '치유'를 얻는 다른 이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일이다. 그에게 필요한 변화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어야 한다. '프라이밍'이라는 효과가 있다.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무의식에 쌓여있는 정보를 촉진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학습했던 대부분의 것들은 단기로 우리에게 머물다가 중요도에 따라 잊혀질 것들은 잊혀지고 기억되야 할 것들은 장기기억, 즉 무의식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기억할 수 없지만 무의식에 쌓여간 장기기억은 컴퓨터에 설정된 '기본설정값'처럼 '디폴트(default)'되어 우리가 쉬거나 먹거나 심지어 자고 있는 순간까지도 꾸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냥 싫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들을 따지고 보자면, 숨겨진 장기기억 속에서 기본설정값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태어나기 훨씬 이전 부터 존재했던 '밖'의 환경을 모두 바꾸는 불가능에 에너지를 쏟는 일보다, 스스로 깨우치고 변화가 가능할 수 있는 '안'의 것을 확인하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어떤 사건에 의해 그 사람이 '파란색'을 싫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우리는 그가 당시 처했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인식변화를 통해 그의 취향의 변화를 점진적으로 가질 수 있다. 어쩌면 단지 어떤 오해나 사소한 일로 인해 그 취향이 결정되었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단순한 오해와 사소한 원인으로 인해 그 사람의 인생 절반은 우울과 고통으로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세상을 고통으로 살아갈지, 행복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세상의 색깔이 '파란빛'이냐, '노란빛'이냐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과 그것을 인지하는 '뇌'의 역할 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를 학습시킨다. 환경은 뇌를 변화시키고, 뇌는 다시 환경을 변화시킨다. 이런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무한대로 돌아가는 영원의 고리에 '환경'과 '뇌' 중 어떤 고리를 먼저 바꿔야 한다. 여기, 주어진 옵션에서 '환경'을 선택하는 바보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좋은 환경과 그것이 학습시키는 건강한 뇌, 다시 건강한 뇌가 만들어가는 좋은 환경의 선순환 무한의 고리를 가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뇌는 곧 환경이 되고, 환경은 곧 뇌가 된다. 이 순환은 하나의 자아가 된다. 이 자아는 집단이 되고 집단이 흘러 온 과정은 '역사'가 된다. 1966년 8월, 텍사스 주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미국역사에 기록될 만한 총기난사 사고가 일어났다. 예비역 해병대원인 찰스 하이트만은 총기 난사 후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다. 이 사건에서 어머니와 부인을 포함한 15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부상을 당하는 결과가 일어났다. 찰스 하이트만의 집을 수사한 경찰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이 청년은 결코 이와 같은 사고를 일으킬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범행 직전에 책상에 유서를 남겨놨는데 이 유서는 '무의식'이 현실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 시켜주는 사건이 되었다. 그는 유서의 마지막에 그의 행동과 극심한 두통에 대한 생물학적인 원인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 후, 그의 시신을 부검한 뒤, 그의 뇌에 작은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이 종양이 압박하고 있던 뇌의 부위는 편도체였다. 편도체는 감정적 반응의 조절을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인간의 역사는 이처럼 어떤 이들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정보가 외부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발현 됐을 것이다. '손'과 '발', '간'과 '위' 또한 우리 신체 중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인간의 역사와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뇌'를 아는 것은 단순히 '의학'의 영역을 넘어서는 어떤 경이로운 활동일 지도 모른다.
뇌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기관 중 하나다. 인간의 역사에서 문명의 발달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간의 문명은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달했다.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성공이란 그런 이유로 사회성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의 성장은 양보와 갈등해결, 공감 능력을 빠른속도로 배우며 일어난다. 2020년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정부와 사회분위기는 외출 자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들은 사회적 학습기회를 상실했다. 2017년에 태어난 우리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난 4년의 기간 중 절반을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했다. 어떤 연구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빈도와 지능의 상관관계를 이갸기 하기도 했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과 감정적 추론 능력은 학교나 사적인 인간관계를 비롯해 직장에서도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언어능력을 발달시키고 이는 사회적 소통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쉽게 말해, 문자와 대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실제, 사회적 인지능력이 발달한 아이들이 학업 성적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금 자극적인 연구 결과를 인용해보자면 국제의학지인 랜싯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했던 이들은 이전에 비해 지능지수IQ가 최대 7포인트나 낮아질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과연 이런 환경적 요인이 뇌에 끼치는 영향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 아마 이런 뇌의 변화는 다시 또 환경에 영향을 끼치며 역사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갈 지도 모른다. 지난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중3 수학을 제외하고 모든 영역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뇌는 환경이고 환경은 뇌다. 우리는 이처럼 외부와 직접 소통하는 유일한 신체을 가지고 있다. 뇌의 신비로움을 알면 환경을 바꿀 수 있고, 환경을 바끌 수 있다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거시적인 생각으로 범위를 확대해 보자면 한 사람의 인생이 모이면 사회와 역사를 바꿀 수 있으니, 과연 '뇌'가 가지고 있는 신비로움은 알면 알 수록 궁금해지고 알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