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보다 위험한 것은?

by 오인환

하고 싶지 않아서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어서 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코로나 19가 아니라도 아마 올해는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 계획도 없었다. 심리적 위축이 그렇게 위험한 듯싶다. 워낙 밖으로 다니는 일보다 집에서 휴식하는 일로 에너지를 채우는 성향인데 반 강제적으로 집에 칩거하는 생활은 답답함이 늘어나게 한다. 선택 권한을 박탈될수록 위축된다.

2010년부터 18년까지 9년 간 하루 평균 42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아주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2017년에는 불명예스럽던 자살률 1위 국가를 리투아니아에게 내주었다. 이런 자살률은 국가부도사태를 맞은 그리스의 5배를 넘을 만큼 심각하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코로나 19 사망자 추이를 보며 안타까워하지만, 우리 국민은 이탈리아이들보다 거의 3배나 더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코로나 사망자가 1900명이라고 한다. 2020년 6월 대한민국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남자가 4354명, 여자가 1924명이다. 한 달에 1,000명씩 자살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K방역으로 우리나라 사망자가 타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자랑하고 싶지만, 사실 매년 12,00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나라에서 코로나 19를 효과적으로 막았으므로 국민 건강과 보건에 선진국이라 스스로 부를 수 있을까?

매달 1000명이면 결코 작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10년간 15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베트남 전쟁 전사자보다 많은 숫자이며, 진주만 공습 사망자의 40배가 넘는다. 이라크 전쟁에서 사망한 민간인 수가 대략 7만 명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이라크 전쟁이 터진 것도 아닌데, 무고한 인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늘도 당당히 코로나 확진자가 100명 밑으로 내려갔다고 뿌듯해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방치하고 있는 또 다른 위험인 코로나 블루는 대한민국에 얼마나 위험할까.

하루 35명씩, 두 시간에 3명씩 자살하는 나라라면 우리는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이런 우울증이 코로나보다 더 전파력도 빠르고 치사율도 높다. 평균치로만 보자면, 아침 6시에 일어나 지금 시각 12시 반까지 벌써 10명이 목숨을 끊었다.

우리는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가...

괜히 웃을 일 많지 않은 요즘이다. 부쩍 우울감도 많이 늘어난다. 나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코로나 백신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가지고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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