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책] 보통과 평범이 가장 어렵다_게르다 베게너

by 오인환

1886년 3월, 덴마크에 한 여성이 태어났다. 평범한 중소도시에서 자라던 그녀는 미술에 흥미를 보였다. 그녀는 이후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하며 코펜하겐으로 이사를 한다. 그는 덴마크 미술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진 않았다. 그녀는 '보그(Vogue)'나 '라 비 파리지엔(La Vie Parisienne)'의 삽화를 그려 넣는 화가로 활동한다.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나름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녀가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에 다니던 시기, 그녀는 한 남자를 만난다. '아이너 베게너'라는 이름을 갖고 있던 남자는 늘씬한 몸에 흔히 말하는 꽃미남스러운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그녀는 그 남자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되고 그에게 대쉬한다. 이렇게 그녀는 1904년 꿈에 그리던 남자와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결혼 생활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의 남편인 '아이너'는 그녀를 끔찍하게도 아꼈고 그녀와 남편의 관계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그리던 삽화의 대상이 일정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모델이 없으니 그녀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쳐한다. 그녀는 호리호리한 몸매와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남편에게 자신의 그림 속의 모델의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해주기를 부탁한다. 그녀를 사랑하던 남편은 그 부탁에 응한다.

그녀의 남편, '아이나'는 그렇게 여성의 옷을 입고 삽화의 대상이 된다. 그 뒤로도 그녀와 그의 남편의 관계는 꾸준하게 좋았다. 하지만 남편인 '아이나'는 아내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들어줬던 '여장'에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그 뒤로 그녀는 남편을 여장시키고 외출을 하는 등, 부부만의 독특한 놀이를 한다. 외부인들이 그녀의 남편이 여장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재미를 느끼던 부부는 그 뒤로도 장난과 재미의 놀이로 여장놀이를 하곤 했다.그러다 그녀의 남편인 '아이나'는 자신이 입은 옷이 자신에게 알맞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뒤로 남편은 아내 몰래 여장을 하고 외출을 하는 날이 빈번해졌다여장한 남편과의 외출이 잦아지며 그녀는 남편을 시누이라고 소개하고 다닌다. 남편의 외출은 점차 잦아지고 또한 여장의 횟수도 많아진다. 그녀는 남편을 끔찍하게 사랑했지만, 집으로 돌아오거나 외출할 때마다 남편이 여장을 하고 있는 사실에 점차 '이 놀이'를 멈춰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편의 이런 행동은 절제가 되지 않았다. 남편은 혼자 여장을 하고 외부로 나가 다른 남자들을 만나고 때로는 교제를 하기도 했다. 그녀의 남편인 '아이나'는 여장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릴리'라는 인격을 부여한다. 남편 '아이나'와 '릴리'라는 두 자아를 갖게 된 남편은 점차 '아이나'의 인격을 버리고 '릴리'로 살아간다.

시간이 꽤 흐르고 남편은 자신이 정체성이 '릴리'라는 확신을 한다. 남편이 점점 여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던 아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랑하던 남편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끝까지 함께 하고자 한다. 결국 부부는 남편이 '전례없던 수술'을 하는 것에 동의한다. 그녀의 남편은 결국 최초의 '성전환수술'을 받는다.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수술을 옆에서 도와주고 끝까지 사랑해주던 그녀는 5번의 수술을 함께하며 남편을 응원한다. 5번의 길고 긴 수술을 하고 결국 남편은 완전한 여성이 된다. 하지만 수술 중에 얻은 합병증으로 남편을 얼마를 더 살지 못하고 사망한다. 1930년 여성이 되어버린 남편을 끝까지 사랑했지만 그녀는 결국 남편을 잃고만다. 덴마크 법원은 그녀와 그녀의 남편의 혼인 관계를 '무효'로 처리한다. 이후 1년이 흐르고 그녀는 이탈리아의 공군 조종사를 만나 결혼한다. 이 재혼 이후에도 그녀는 꾸준하게 그림을 기렸지만 엄청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5년 만에 새로 만난 남편과 이혼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 그는 크리스마스 카드와 그림옆서에 그림을 그려 팔면서 겨우 생계를 유지하다가 고향의 작은 마을에서 조용히 사망한다. 그녀에게는 아이도 없었고 친척도 친구도 없었다. 이 작은 소식은 지역 신문에 조그맣게 추모 기사로 개재되었다.

평범하고자 했던 한 여성의 비극은 '게르다 베게너(Gerda Wegener)'라는 여성이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Danish Girl'이라는 영화로도 소개된 실화다. 여성이 되어가는 남편의 옆에서 끝까지 남편을 사랑하던 그녀는 남편이 여성이 되어가는 과정에서도, 남편을 잃은 후에도 십 수 년 간 죽을 때까지 그녀의 남편의 그림을 그렸다. 보통과 평범한 삶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은 언제나 우리 삶을 '비극'과 '희극'을 번가르며 인도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비극에 가깝다. 인터넷에는 젊은 시절 평범한 삶을 꿈꾸던 성공한 화가로써의 삶을 꿈꾸던 한 여성의 사진이 있다. 지금이라도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평범한 외모의 그녀는 남들이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살아갔다. 세상을 살다보면 해결책이 없는 문제를 직면할 때가 있다. 남편과 행복한 삶을 꿈꾸던 그녀지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는 어디에나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로만 촛점을 맞춰져 있던 이 이야기에는 사실상 '당사자' 뿐만 아니라 괴로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던 주변인들이 있었다. 끝을 알면서 함께하던 그녀의 인생을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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