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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Dec 20. 2021

[제주여행] 걷기는 왜 중요한가_제주 상효원

 걷기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인지치료법 중 하나로 최근에 각광받는다. 인지치료란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치료법으로 현대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굉장한 도움을 준다.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인지치료는 굉장히 역사가 깊다. 우리의 본능은 잠재의식 속에 있더. 사실상 이런 본능은 감정이 일어나고 사라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생각과 행동, 감정, 신체 감각은 우리의 '자아'를 결정한다. 이 네가지 요소들에 의해 우리는 '의식'과 '무의식' 형성한다. 이 네가지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가장 상위에는 '본능'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 사피엔스 종은 애초에 걷기에 최적화된 몸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가에 살던 남방 원숭이가 지구기온의 변화로 환경적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원숭이들이 살던 밀림이 초원이 되자, 그들은 나무에서 내려오게 된다. 나무에서 내려 온 이들이 맞이한 것은 넓은 초원이다. 그들은 끝없이 걷고 걸어야 했다. 날카로운 송곳니도 없고 빠른 순발력도 없던 이들은 초식 동물처럼 열매와 식물을 채집하고 지구력이 약한 다른 동물들을 쫒아 다니며 지쳤을 때, 그들을 사냥하기도 했다. 인간의 달리기 기록은 최대 600km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 중 가장 장거리 달리기를 잘 할 수 있는 동물이다. 우리가 흔히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던 말이나, 개 등 보다 훨씬 장거리 달리기를 잘 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이 오래 걷는 습관은 땀 배출에 용이해야 했고, 인간으로 하여금 털없는 포유류가 되도록 했다. 땀구멍이 수분을 내보내여 열을 내리도록 하는 신체구조는 인간을 더 멀리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인간이 걸어다니는 행위가 효율적으로 변화하면서 진화는 '직립보행'을 하게 했다. 직립보행을 통해 두 손이 자유로워진 인간은 도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구를 만드는 능력과 사용하는 능력은 커다란 뇌를 만들어 냈다. 결국 우리의 뇌는 독보적인 진화를 통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수백만년간 신체와 환경 변화에 적합하도록 진화해 온 것이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 대학의 마커스 라이크 교수는 사람은 하루 평균 사고하는 과정에서 320칼로리를 소모한다고 한다. 우리의 신체의 무게의 2%도 되지 않는 '뇌 신경세포'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20%나 사용한다. 4~5살이 아이들의 경우에는 섭취 칼로리의 60%가 뇌에 사용된다. 아이들이 어릴 때, 뛰어 놀아야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가 된다는 어른들이 말씀이 틀린게 없다. 최근 늘어나는 칼로리 섭취와 더불어, 걷는 양도 줄어들었다. 현대인의 이런 생활 변화는 수백 만 년의 진화를 가져 온 인간의 신체변화를 쫒아오지 못하게 했다. 최근 '식욕의 과학'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 이런 내용이 있었다. '우리는 먹는 만큼 살찌지 않는다.' 즉, 산술적으로 인풋(input)값과 아웃풋(output)값을 뺀 나머지 칼로리가 체중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을 많이 먹게 되면 최대한 신체의 여러곳에서 수분을 상당수 사용하고 이용하고 남은 수분은 체내로 배출된다. 우리가 섭취한 칼로리 또한 많이 먹을 수록 더 많이 사용하고 열과 비슷한 형태로 배출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변화를 한다. 

 즉, 사용되지 않을 에너지를 섭취한다는 것은, 어딘가에 과다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984년 세계 체스 챔피언 타이틀 매치에서 소련 출신 아나톨리 카르포브(Anatoly Karpov)라는 기사가 출전한 적이 있었다. 그는 경기 도중 쇠약을 이유로 경기를 중단했다. 체스 대회를 하면서 그의 체중은 10kg이 빠졌다. 대회주체 측은 선수의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경기를 중단했다. 대국 중인 체스 선수는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가 평균 6,000kcal라고 한다. 신체운동을 하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조차 전혀 적지 않다. 즉, 에너지를 과다하게 섭취하여 활동량이 높아진 뇌는 더 과다한 뇌 이용으로 과부화상태에 다달한다. 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평소보다 12%나 더 많은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 즉, 많이 섭취하고 많이 사용하니, 급하게 피로하게 되고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사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량은 섭취된 칼로리를 열의 형태로 내보내는 '유산소 운동'을 이야기 한다. 걷기는 가장 인간의 신체에 최적화 된 운동이다. 수 백만년이 우리는 걷기에 최적화 되도록 진화 되었으니 이만한 운동도 사실 있을 수 없다. 

 많은 생각을 해야했던 철학자나 작가들의 경우는 실제로 걷기를 더 꾸준하게 한다. 독일을 대표하는 시인 니체는 사상가이면서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 보통사람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스위스 바젤 대학교의 교수가 될 만큼 '뇌'를 잘 활용하던 사람이었지만 건강이 악화되면서 35살의 나이에 교수직을 그만두고 집필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이 '걷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하루 여덟시간 이상을 걸으며 산책했다. 니체가 걷기 명상을 했다는 내용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더 많은 정신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신체적으로 일부의 에너지를 배출시켜 줘야 한다. 창의력을 요구하는 예술가들은 더욱 그렇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 하나인 '박진영' 또한 아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누군가가 보기에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의 창작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한 신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뇌건강이 얼마나 주요한지 알고 있다. 그리고 신체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있다. 따지고 보자면, 구별할 수 없는 두 개가 모두 연관된 것이고 이것이 곧 걷기를 통해 해결 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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