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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Dec 19. 2021

[생각]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_진짜 긍정주의자

 "빛 속에 있으면 모든 것이 따라오지만,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당신의 그림자조차 당신을 따라오지 않는다."

(When you are in the light, everything follows you, but when you enter into the dark even your own shadow doesn't follow you.)

 '윈스턴 처칠'은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났을 때, 영국의 총리였다. 그는 영국 군을 지휘하여 나치가 유럽 전 지역을 지배하려는 것을 막았다. 그는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 처해 있지만,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 준 글이 바로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문학이다. 그는 히틀러의 완전한 반대편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 결국 빛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따라오게 했던 일종의 영웅으로 묘사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앞서 말했던 "빛 속에 있으면 모든 것이 따라오지만,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당신의 그림자조차 당신을 따라오지 않는다."라는 명언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라 아돌프 히틀러가 한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상황에 처한다. 세상이 종말 할 것 같은 어두운 상황에서 빛을 보는 사람이 있고, 세상이 꽃천지 일 것 같은 상황에서도 어둠을 보는 것이 있다. 마냥 모든 상황의 좋은 면만을 보는 것은 '긍정'이 아니다. '긍정'이란 사전적 의미로 '그렇다고 생각하여 옳다고 인정함'을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상황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그것의 명제를 참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는 얼핏 부정적인 사람들의 소유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비판적 사고는 '긍정주의자'들의 소유인 경우가 많다. 긍정주의자들은 좋은 상황에 나쁜 면을 찾아보려하고, 나쁜 상황에 좋은 면을 찾아보려 한다. 즉, 언제나 주어지는 상황과 현상에 양면을 모두 바라보려 노력하는 것이 상황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다. 살다보면 쳐죽일 나쁜 놈과 신성스럽게 여겨지는 어떤 누군가를 모두 만나게 된다. 교도소의 살인마나 공자, 맹자, 예수, 싯타르타와 같은 성인까지 모두 그렇다. 성인들은 언제나 옳은 말을 했을 것이고 악인들은 언제나 그릇된 말을 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다. 얼마 전, 굉장히 유능한 젊은 스님의 행실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던 스님의 책에서 많은 사람들의 위로 받고 존경을 마다하지 않았다. 얼마 뒤, 다수의 사람이 스님이 대중에게 비췄던 모습이 실망스러웠다며 그의 글과 생각을 모두 비난했다. 수 년 간, 자신을 위로하고 응원했던 어떤 말들이 거짓이라는 사실에 분개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의 글을 좋아하며, 그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비슷한 일화는 다른 곳에도 있다. 주식 부자를 자처하며 많은 사람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던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방송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중 상당수가 기만적 행위였다는 사실이 인정되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적이 있다. 사실 그가 했던 말은 상당히 많지만, 그가 했던 말 중에는 사실상 알아두면 좋을 법한 내용도 많다.

 괴짜 정치가로 십 수 년 째,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사람이 있다. '허경영 총재'가 그렇다. 다수의 사람들은 그의 말과 횡보에 굉장한 의구심을 갖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의 말에 일리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일반화 본능'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누군가의 진실과 거짓을 개별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를 먼저 평가하고 평가에 맞춰 그의 말을 모두 일반화하는 것이다. 극하게 예민한 문제인 '반일과 친일', '12.12군사반란', '중국, 일본의 역사왜곡'이 그렇다. 사살상 다수의 사람들은 개별의 사안에는 관심이 없다. 대략의 판단을 내려놓고 그 하위에 해당되는 개별 사안에 일반화 된 평가를 갖다 붙인다. 이런 행위는 '긍정'이라기 보다 '부정'에 가깝다. 비판적인 사고는 '정말 내가 생각하는게 맞는가', '이 책과 이 사람의 말과 글은 정말 사실일까' 고민해 보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여러가지 측면이 존재한다. 컵에 물이 반이 담겨 있을 때, '물이 반이나 있네?'와 '물이 반 밖에 없네?'는 모두 사실이다. 물이 반이나 있다고 느꼈다고 반 밖에 없다고 느낀 사람의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할 때, 나는 항상 반대편에서 이야기를 한다. 세종대왕은 훌륭하다. 하지만 분명 재위 기간 중 노비제를 확대하고 기생제를 확충하였다. 결점이 없다는 '이순신 장군'도 보기에 따라 충분히 결점을 찾아 낼 수도 있다. 장군 이순신은 주관이 뚜렷하고 융통성이 없었는데, 그런 이유로 주변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도 있다. 누구나 옳다고 느끼는 성인이나 성경, 위인들의 말과 글에도 오류가 있고 아무리 형편없는 사람의 말이나 글에도 도가 있다. 교도소에 갇혀 있는 살인마의 말과 글에서도 배울 점이 있고, 길거리에 앉아 있는 거지의 말에서도 깨달을 수 있다. 깨닫는 사람이라면 아무런 말과 행동도 하지 않는 돌뿌리에서도 깨칠 수 있으며, 어린 아이의 말 한마디로도 인생의 철학이 바뀔 수 있다. 누구가 이야기 했는지는 본질이 아니라, 그 말이 나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 수 있는지가 본질이다. 화창하고 맑은 날에만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다면 1년 중, 기분 좋을 수 있는 날은 기껏해야 100일 남짓이다. 맑은 날은 맑아서 좋고, 비오는 날은 비가 와서 좋고, 눈이 오는 날은 눈이와서 좋아야 한다. 환경이 어떻다. 배경이 어떻다는 내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변명일 뿐이며, 사실상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고 이 둘을 완전하게 볼 수 있는 시선이 비판적 사고이자 긍정적 사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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