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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an 08. 2022

[인문] 뇌과학과 정신의학으로 보는 마음의 문제들

뇌를읽다, 마음을 읽다_ 독후감

 밤 하늘을 보면 가끔 걱정과 스트레스가 해소될 때가 있다. 이 우주에서 내가 하고 있는 걱정들이 얼마나 티끌 같은 지를 생각해보면 사실 나를 짓누르던 어마어마한 중압감들이 먼지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런 생각은 부정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나 자신의 존재가 티끌보다 작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삶의 가치마저 작게 느껴질 때도 있다. 행복한 감정과 우울한 감정, 고민과 기쁨은 실재하는 것들일까. 우리는 번쩍거리는 시계와 자동차로 주변을 둘러싸고 깔끔한 복장과 악세사리를 갖추고 있지만, 주변에 있는 동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물고 있는 입 속에는 무색의 끈기있는 액체가 항상 촉촉하게 혀와 구강을 적셔야 한다. 입을 다물고 누구나 흐르지 않게 조심하고 있지만, 그것이 밖으로 나오는 일을 더럽다고 여긴다. 구강으로 들어간 음식은 PH농도 7이상과 이하의 산성과 염기성의 액체들에 의해 녹고 분해된다. 산성의 성질로 녹이고 염기성 물질로 중화하고를 반복한다. 식도와 위장, 소장, 대장, 직장, 항문으로 분류된 모호한 소화기간을 통과하여 밖으로 배출된다. 음식물은 시속 2~4m로 소장을 지나고 대장에서 시속 10cm로 이동한다. 구강으로 들어간 음식물과 수분은 적절히 섞이고 흡수하여 체내에서 여러 화학작용을 거쳐 새로운 물질이 된다. 이 화학 물질들은 우리 구강이 건조하지 않게 항상 입속에서 섞이고 흐르는 침과 소화액처럼 존재한다. 이곳과 저곳에는 언제나 촉촉한 상태를 유지한다. 고로 생명의 속에는 그 어느하나 완전 건조한 곳이 없다.

 세포 하나하나까지 구별하기 힘든 액체들이 묻어 있다. 이 세포와 세포에 묻어 있는 미세한 액체는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그중 하나의 신경세포는 수천, 수만 개의 신경 세포와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이 화학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부른다. 애초에 이런 신경전달 물질의 역할을 알지 못하던 시기, 우리는 세포 간에는 미세한 전깃줄처럼 연결된 통로로 정보가 전달됐다고 믿었다. 하지만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는 일정한 틈이 존재하고 이 곳과 이곳에는 아주 미약한 화학물질이 분비되고 흡수되고를 반복한다. 이런 화학물질들이 그 성질에 따라 구분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이름들(엔돌핀, 도파민, 세로토닌)등의 물질 또한 우리 체내에서 생성되고 전달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 1.5L의 침이 생선된다. 말했던 것 처럼, 사람에 따라 다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체내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들은 개인차가 존재한다. 누군가는 필요이상으로 과다하게 생성되고 누군가는 필요보다 적게 생성된다.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하여 발생한다. 이 세로토닌이라는 화학물질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누군가는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도파민 또한 그렇다. 도파민이 결핍하면, 우울증이나, 조현증, 파킨슨 병이 발생할 수 있고 약한 증상으로는 근육 경련이 일어나거나, 변비, 수면장애, 피로감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고로 우울증과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은 '마음가짐'이나 '신앙의 힘'으로 견뎌내기 힘들다. 과학적으로는 분명 약물의 힘이 필요하다. 대략 50여 종의 신경 물질은 누군가를 사랑하도록 만들기도하고, 누군가를 우울하게 만들기도하며, 누군가를 흥분시키거나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다.

 옛날 중국의 진시황제는 만리장성을 짓기 위해 커다란 물통을 들였다. 이 물통에 황하강의 물인 (하수)를 채워 넣었다. 이 물통이 어찌나 크던지 아무리 사용해도 물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느꼈다. 우리는 이를 "화수분"이라고 하여 현재에도 사용하고 있다. 인체의 화학물질은 써도 써도 줄지 않고 저절로 채워지는 신비한 마법이 아니다. 일종에 알고리즘처럼 Input이 존재해야 Output이 생성된다. 우리의 삶의 행복과 성공은 고로 밖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에서 생성되어 진다 어떤 Input을 넣더라도 Output의 값이 달라질 함수 f(x)다. 사물함, 보물함, 사서함과 같이 함수의 '함'은 상자를 의미한다. 어떤 상자에 1을 넣으면 0이 되기도 하고, 어떤 상자에는 1을 넣어도 100이 되기도 한다. 이는 f(x)=x*0 혹은 f(x)=x*100처럼 표현이 가능하다. 뇌는 우리의 행복, 사랑 등의 감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사회에도 밀접한 연관을 준다. 패스트푸드 피자, 햄버거, 감자튀김 등 현대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에는 트랜스지방이 많이 있다. 세포막은 영양분을 흡수하고 선택적 투과를 할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트랜스지방이 자리하게 되면 세포막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뇌세포 또한 신경자극전달물질을 제대로 전달 받지 못한다. 앞서 말한대로,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은 뇌기능저하를 일으켜 우울증일 일으키거나 두통과 주의력결핍을 만들어낸다.

 우리의 자살률이 사회적 문제이던가. 우리는 신체 건강을 신경쓴다며 비타민 D와 콜라겐, 오메가3, 아연 등 보조 영양제를 섭취하고 몸에 좋다는 홍삼과 보약을 지어먹는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는 다른 모든 질환들보다 '자살'이 가장 크다. '자살'의 원인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뇌'에서 기인하며 어떤 Input을 넣더라도 '-'를 만들어내는 '함'을 갖는 이들에게 발병한다. 뇌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조금 더 높아진다면 정신건강의학 분야는 그 어느 분야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1년 평균 대한민국 자살 사망자 1만3천명, 남성의 경우에는 여성보다 2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목숨을 끊는다. 자신의 정신건강에 대한 무지와 사회적 인식에 의한 안타까운 죽음들이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고 우울하고, 이유없이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것은 그들의 성격으로 여겨진다. 우리를 우리로 만든 것은 '신체'만큼이나 '정신'에 있다. '팔이 한쪽 없는 사람은 여전이 그 본인이나, 알츠하이머처럼 뇌건강은 '자아'의 근본을 흔들어 놓는다. 이는 배우자와 자녀의 행복과 사회 전체에도 좋지 못하다. 이 책은 얇지만 매우 친절하고 많은 정보를 쉽게 담아냈다. 평소 '뇌'에 관심이 많은 내가 읽기 굉장히 좋았으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읽혀져 '뇌건강'에 대한 국민 인식이 더 긍정적 방향으로 이어질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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