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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an 20. 2022

[생각] 상대를 이해하는 능력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인플루언서 글쓰기 정지중(D-16)

 인도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중동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간혹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헷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들의 문화에서 '돼지'인지, '소'인지를 먹지 않는다는 정도를 알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소'나 '돼지'를 먹지 않는 이유는 '불편함'이 아니라, '생존'과 '효율'에 의해 선택된 '최선'이다. 간혹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왜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하고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흔히 이런 것들은 '심리학'에서 다루거나 '성격'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냥이나 저절로는 없다. '애완견 강아지'의 귀는 왜 접혀 있는가. 청각을 기민하게 이용하여 생존을 유지하는 '개'들의 귀가 접힌 이유는 '인간'으로부터 길들여지므로써 '인간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사실상 '다윈'의 '자연선택설'과 맞닿아 있다. 누군가는 자연으로부터 선택받고 누군가는 선택받지 못한다. 우리가 '이성'을 볼 때,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집단 생활을 하면서, 신용할 수 없는자와 신용할 수 없는 자로 나눠졌다. 신용하지 못하는 자들은 집단이나 사회에 합류하지 못했다. 다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은 생존에 불리했다. 가령 '눈이 큰 사람'에 대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호감'을 갖는다. 눈이 큰 사람들은 '눈의 흰자'가 명확하게 보인다. 상대에게 '어디를 주시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강력한 신호가 눈동자가 비워져 있는 '흰자위'다. 남자가 눈이 크고 잘 웃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가 집단에서 주도적인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인도에서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인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경사회가 갖고 있던 문화와 법이다. 인류가 우경법을 시작한 이후 농업 생산이 급격하게 늘었다. 고로, 무거운 짐을 나르고 농작물을 경작했다. 우유를 생산하고 소똥을 말려 건축자재로 사용했으며, 식품 보관이 어렵던 시기에도 언제든 어렵지 않게 우유를 생산해 단백질 공급을 할 수 있는 엄청난 자산이었다. '우경법'은 조선에서도 사용하던 농법이다. 세종시대에도 소를 잡아먹는 것은 불법이었다. 북한에서도 소를 도축하는 일은 사형과 같이 엄하게 처벌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슬람에서는 돼지를 먹지 않는다. 그들이 그런 문화를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슬람에서 돼지를 먹지 않는 이유는 '물' 때문이다. 지금도 양돈농장에서 물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필수적인 자원이다. 깨끗한 물의 확보는 농장의 존속과 직결된다. 어미 돼지의 경우에는 하루 18~23리터까지 섭취한다. 실제로 돼지는 사료보다 물을 더 많이 먹는 가축이다. 고로 '사막' 지역에서 '돼지'를 사육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사막지역의 사람들은 돼지를 먹는 것을 위험하게 여기고, 농경지역에서는 소를 먹는 것을 위험하게 여겼다. 그것이 다수 간의 합의에 의해 혹은 누군가의 지도에 의해 문화로 결정됐다.


 인간에게 외모가 중요한 이유도 비슷하게 볼 수 있다. 인간에게 '생명'과 직결되는 이슈는 '신뢰'다. 단체에 소속되지 못한 인류는 반드시 자연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남자의 경우, 키가 큰 사람은 어디서나 눈에 띄기 쉽다. 그들이 숨어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 어렵다. 이는 '키 큰 남자'에 대한 호감이 됐다. 따지고보면 관상도 '자연선택설'과 맞닿아 있다. 관상에서는 눈빛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눈빛이 강한 사람은 신뢰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인상은 사회적으로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대에는 남성이 밖을 나서면 '거주지'는 무방비가 된다. '거주지의 자산'을 지키는 몫은 여성이 맡았다. 남자가 공격적인 방향으로 자산을 취하면, 여성은 방어적인 방향으로 자산을 지켜냈다. 실제로 자산 수익률을 보자면 여성의 경우가 훨씬 높다. 2020년 한해 성별 주식 수익률을 보자면 20대 남성은 3.81%의 수익률을 나타냈지만, 40대의 여성이 25.73%, 30대의 여성이 25.98%로 남자보다 높다. 20대에서는 여성이 5배, 30대에서는 2배 이상 여성의 수익률이 높은 이유도 분명 원인이 있다. 한자의 '맡길 위(委)'를 보면 '벼 화(禾)'를 '여자 여(女)'에게 맡긴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도 '신뢰'의 유무는 매력이라는 이름으로 대변된다 서로에게 매력적인 상대를 찾아내는 것은 '생존'에 유리하게 됐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미지한 세계'로 알려진 '무의식'의 세계에도 '이유'가 존재한다고 봤다. 무의식의 세계와 우리는 완전히 단절된 것이라는 것이 아니다는 접근이 프로이트의 생각이었다. 어떤 갈등이 발현됐다는 것은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통'과 '번뇌'는 '본질'이 아니라 '현상'이다. 사실 고통과 번뇌를 일으키는 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골똘하게 들여다 보며 의구심을 갖는 것을 불교 수행자들은 '화두'라고 한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사람은 왜 화가 날까.', '저 사람은 왜 고집이 센가.', '아이는 왜 우는가', '어른들은 왜 잔소리를 하는가', '잘난 척 하는 친구를 보면 왜 내가 불편한 마음이 일어나는가.' 화두를 던지고 본질로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올라가다보면 사실 모두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감정'이 오르고 내릴 이유가 사라지고 현상 그대로가 명확하게 살아진다. '산은 산으로 보이고, 물은 물로 보이는 경지'는 쉽지만 쉽지 않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갈등의 꼬리에 화두를 던지고 그 화두의 본질로 치고 올라가면 된다. 결국은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무지가 갈등의 뿌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실 상대는 이미 '신'이며 완벽하다. 그것은 나도 그렇다. 다만 숨겨진 본질을 찾을 수 있느냐의 문제에서 '무너짐'과 '견고함'이 생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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