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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an 26. 2022

[정치] 수행자가 보는 미래의 대한민국_쟁점을 파하다


 그는 승려이며 사회운동가이고 구호운동가이며 환경운동가이자 통일전문가, 집필작가, 강연가다. 여러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들의 멘토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2012년에 쓰인 책으로 벌써 10년이나 됐다. 우리 사회와 정치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비전이 담겨져 있다. 승복을 입고 머리를 민 모습에 여타 다른 종교인들이 거부감을 가질 법하지만, 그를 아는데는 '종교'는 거들지 조차 않는다. 그는 '불법'을 설파하고 다니기보다 '행복'을 설파하고 다닌다. 온라인에서 '즉문즉설'을 통해 많은 이들의 고민에 즉각적인 해답을 내려준다. 일각에서는 그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지만, 역시 나 또한 그를 매우 존경한다. 그의 이야기를 몇 차례 듣고 떠오르는 생각은 바로 이것이다. '통찰력'.


모든 문제는 아주 간단한 논리로 해결된다. 본질을 깨닫는 것에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런 통찰력은 흔히 '종교적으로 진리'라고 불리우는 것을 알게 만든다. 


'모든 것이 '공'하다.' 불교 용어로 말은 했지만 부처의 '공'이나, 노자의 '무'나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핵심을 파해치고, 파해치고 파해치다보면 그것의 본질이라고 여겨질 만한 것을 발견할 거라고 믿는다. 미시세계를 연구하던 이들이 분자를 파해치고 원자를 파해치며 깊게 들어가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 본 뒤 알게 된 것은 사실상 모두가 '비어있다'라는 사실이었다.



 간단한 통찰력으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대부분의 관계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객관적이라고 여겨지는 대부분의 것은 사실상 주관적 잣대 위에 그려진 철저한 상대적인 것들이다. 상대성이란 절대값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절대값이란 상대적으로 정하는 값이다. 1km를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깝다고 볼 수 있는 것 처럼, 1억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볼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은 공(空)하고, 무(無)하다. 동양과 서양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에서 이를 확연하게 발견할 수 있다. 동양은 근본을, 서양은 현상을 고민한다. 이런 철학의 방향에서 차이가 생기다보니 작은 점은 방향을 달리하여 완전하게 다른 결과값들을 만들곤 했다. 흔히, 근간을 다스린다는 동양의학과 증상을 다스리다는 서양의학의 차이가 그렇다. 이 둘 중 무엇이 우월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사물과 현상을 고민하는 방식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같은 철학이 종교로도 이어진다. 내가 법륜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뒤,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불교'가 아니라, '철학'이었다. 핵심을 관통하는 능력은 두루뭉실하지만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라고 느꼈다. 현상을 집요하게 고민하여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어쩐지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가장 자주 방문하는 서귀포 우생당 서점을 찾고 물었다. '저자 법륜으로 출간된 책, 전부 주세요.' 그의 글을 읽었다. 이 책은 아이들과 서점을 방문하여 구경하다가, 문뜩 집어든 책이다. '정치'에 관한 책이다. 흔히 정치적 생각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공적으로 하기 쉽지 않다. 반드시 한쪽의 열열한 응원을 받을 테지만, 반대편의 비난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균형'이라는 내 가치관은 '법륜'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당연히 그 또한 '이러면 이래서 좋고, 저러면 저래서 좋다'는 뻔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만, 생각보다 분명한 입장을 그는 취하고 있었다. 흔히 인터넷에 검색하면 그를 '진보성향 정치 행보'를 하는 인물로 설명된다. 보기에 따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째서 모든 활동에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이 씌워져야 하는지, 그것은 의문점이라고 여겨진다. 그의 이야기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몇 몇 비전은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다만, 의견과 이상은 분명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다소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렵겠다 싶은 의견들도 있다. 가령 대한민국을 8도의 연합국으로 재편성하자는 이야기다. 해당 내용의 논리는 책에서 설명되어 있으나, 그 주장이 담고 있는 '어휘'의 문제로 분명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



 그가 글을 쓴지 10년이 넘었다. 그의 고민들 중, 현재 명쾌하게 해결된 갈등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즉, 우리사회는 같은 고민을 하며 조금도 발전하지 못한채로 10년의 세월을 맞이한 것이다. 10년 전, 갈등이 대부분 현재 진행형이고 형태를 다르게 다른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측면에서, 어찌보자면 우리 사회와 정치가 '철학'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모든 갈등은 그 이해관계가 비슷하게 상충될 때 일어난다. 즉, '우리가 지금 당장 세계3차대전을 일으켜야 합니다.'라는 주장에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원리에 따라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된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 즉, 갈등이 깊다는 것은 사회구성원간의 이해관계가 모두 비슷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분명 시끄럽게 작동하겠지만, 분명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분명 바뀌어야 할 사회적 문제가 산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민주주의'라는 사회적으로 합의한 평화적 방식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벌써 한 달하고도 몇 일 뒤,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다. 현재 어떤 방식으로든, 비난받고 응원받는 그들이지만 분명 사회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한 이들이 대통령에 선출될 것이라고 믿는다. 책은 가볍고 좋다. 다소 현실 정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법륜스님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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