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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an 27. 2022

[경제] 스태그플레이션의 시작?_코스피 폭락 2,614

인플루언서 글쓰기 정지중(D-10)

 주가가 한참을 폭락하고 나자, 어김없이 비슷한 글들이 떠돌아 다닌다. "제가 떨어질 거라고 했죠?" 주사위를 6번 던지고 3이 나오는 확률 중에 5번을 놓치고 얻은 한 번의 타이밍으로 '스타'는 발생한다. 사실상 주가 하락은 당연했다. 이는 '나.또.한' 수 개월 전부터 이야기 하던 내용이다. 그렇다고 내가 선견지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주가란 떨어진다고 말하고 말하면 언젠가는 정확히 맞는 시점에 도달한다. 오른다고 말하면 다시 언젠가는 맞는 시점에 도달한다. 인디언 기우제처럼 비가 올 때까지 제사를 지내면, 인디언 기우제는 확률 100%의 기우제가 된다. 코스피 2,614포인트로 고점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나스닥은 고점대비 25%나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고점대비 50%다. 주식, 비트코인을 비롯하여 거의 대부분의 자산가치가 떨어진다. 연준의 양적긴축 소식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던 부분이다. 무한대로 상승하는 자산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간 헬리콥터머니, 양적완화, 코로나 지원금을 비롯해 엄청난 화폐가 풀렸다. 돈을 무한대로 찍어내어 발행하고 자산가치가 상승하며 모두가 부자가 되는 아름다운 시나리오는 자본주의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짐로저스'의 '전례없는 경제 위기론'을 신뢰하는 편이다. 중학생도, 고등학생도, 가정주부도,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모두 '주식'과 '경제'를 이야기하는 시기가 오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 위기에 이어 모든 이들이 '치를 떨고' 주식 시장을 향해 소변도 보지 않는 시기가 오면 다시 한번 경기는 고개를 서서히 든다.

 이순칠 작가 님의 '컨텀의 세계' 중 무지에 대한 기가막힌 설명이 있다. 설명은 조르주 페이르 쉬라(Georges Pierre Seurat)의 작품인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로 이어진다. 이 작품은 점묘주의의 출현을 알린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점묘주의란 말 그대로 균일한 필촉으로 수많은 점을 찍어 표현하는 기법을 말한다. 각자의 순수한 색점을 여러개 찍음으로써 색을 서로 섞지 않고도 작품을 표현한 그림을 말한다. 즉, 멀리서 지켜봤을 때는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완성하고 있지만, 아주 자세하게 들어가보면 단순한 점들의 집합일 뿐이다. '이순칠' 작가 님은 앞서말한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그림 중 보라색 치마폭에 해당되는 부분에 무당벌레가 하나 있다고 가정한다. 몸체가 작은 무당벌레의 입장에서는 큰 그림을 볼 수 없음으로 그의 눈에는 파란색 점과 빨간색 점이 무한대로 나열된 세상 폭에 둘러 쌓여 있을 뿐이다. 결국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이 진실인지에 대해서 자신있게 대답하기 어려운 모순을 설명 할 수 있다. 불과 100년 전 까지 인류의 대부분은 해산물을 먹어보지 못했다. 100년 전, 양자역학이 대략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겨우 냉장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지역에서 해산물을 즐길 수 있게 됐다. 100년이면 3세대 정도.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손자에게 자신들의 지식정보를 넘기고 넘기는 범인류적인 지식전달 프로세스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컴퓨터 등의 신문물을 만들어 냈다. 별거 아닌 세상도 따지고 보자면 급격하게 만들어진 '천지개벽'할 일들이 첩첩이 쌓인 결과물인 셈이다.

 그 다음에는 무엇이 펼쳐질지 무당벌레는 알지 못한다. 영원토록 빨간색과 파란색의 점이 무수하게 나열된 집합체가 세상의 모든 부분이라고 여겨질 때 쯤, 무당벌레는 난데없이 초록점을 만나곤 한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듯 하지만, 전체의 그림 중 치마폭에서 잔디 방향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다시 그는 초록색이 무수하게 펼쳐진 세상을 만난다. 인간은 조금 더 멀리서 넓게 그림을 바라본다. 너무 떨어져서 바라 본 이의 눈에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는 별다를 것 업는 인상파 그림이지만, 가까이에서 보기에 무수한 점이 찍혀 있는 점의 집합체이다. 그림에 찍힌 점은 어떠한 규칙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란점과 빨간점이 놓여 있는 순서의 규칙을 파악하고 그 다음 점의 색깔을 가늠하고자 한다. 하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초록점에 아연실색한다. 전문가로 등장하는 많은 이들이 '지지선과 저항선'을 긋어놓고 다음 가격을 예측한다. 시장원리는 규칙에 의해 작동하지 않는다. 500원에 판매하는 시금치가 수급의 영향을 받고 1000원이 됐다가 다시 700원이 됐다고 하더라도, 대략적인 추세를 가늠할 순 있으나, 어떤 시점에 어떤 가격을 형성하고 있을지를 맞추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올 것 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마저도 확신할 수는 없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좋지 못한데, 긴축상황이라 물가는 상승한다.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전세계가 앞두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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