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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l 07. 2022

[생각] 국적과 문해력에 대해_허준이 교수 필즈상

 필즈상은 수학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상이다. 요즘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이 이슈다. 필즈상은 흔히 수학계 노벨상이라고 부른다. 수학자 '필즈'는 이 상의 완성을 보지 못했다. 그의 동료인 아일랜드 수학자 존 라이턴이 그의 뜻을 이어 완성한 상이다. 이 상은 40세가 넘으면 받을 수 없다. 수상자는 4년에 한 번만 발표된다. 1936년 이후 이 상을 받은 수학자는 64명 뿐이다. 이런 이유로 노벨상보다 받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 영광스러운 상을 받은 이는 한국계 '허준이 교수'다. '한국계'라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했던 모양이다. 인터넷 뉴스에는 '어차피 미국인'이라는 댓글이 꽤 있다. 국적으로 뭉쳐지는 '파시즘'을 연상케한다. '국적'도 물론 중요하겠으나 그 뿐만 아니다. 그는 서울방일초등학교와 이수 중학교를 졸업했다. 서울 상문고를 중퇴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학사를 받는다. 강남 대성 학원에서 입시 준비를 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 교육 시스템 중 나온 쾌거가 맞다. 결국 필즈상 수상자의 동문이 모두 대한민국에 있다. '국적'으로 '대한민국'이 들어가진 못했으나, 서울방일초등학교와 이수 중학교, 서울대학교는 '필즈상 배출 학교'가 됐고 강남대성학원 역시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명문 교육학원이 됐다. 다만 그는 한국 입시 구조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중 나온 쾌거이기에 우리의 교육방식이 잘못되기만 햇을까 싶기도 하다. 필즈상 수상자의 국적은 '본질'이 아니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어느 나라 출신인지보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가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친다. 뉴질랜드에는 160년 전통의 사립학교 왕가누이 스쿨이 있다. 이곳의 동문은 영국의 '해리왕자'와 동문이다. 모두가 그에 맞는 자부심을 가진다. 국적보다 중요한 것은 '동문'이라는 점이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아버지가 케냐 출신 흑인이고 어머니는 백인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여권을 이용하여 파키스탄을 여행했다. 일론 머스크의 국적은 '남아공'. '미국', '캐나다' 출신이다. 국적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가.

 '허준이 교수'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중학교 때,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 책읽기와 글쓰기에 푹 빠졌다고 했다. '수리 추론'이 독서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언어능력과 '수학'이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수학은 1차적으로 문자를 해석하여 '전개식'으로 변형 후 그것을 논리학 명제인 '참과 거짓' 해결한다. 그 표기가 아라비아 숫자와 기호일 뿐이다. 놀라울 만큼 우리가 '수학자' 혹은 '과학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다독가다. 그들은 수학문제를 푸는 것만큼이나, '음악'과 '독서'에 조예가 깊다. 수학적 능력, 언어적 능력, 음악적 능력 등 우리가 재능으로 표현하는 '뇌 활용 분야'가 독립시행이 아니라 서로 상호연결성이 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의 경우에는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그는 프로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우리가 흔히 알기를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서로 달라 음악과 문학은 우뇌가 수학은 좌뇌가 담당한다고 알고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에 있는 어바인 대학 연구팀은 피아노를 배운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15~41%의 수학 능력 향상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뇌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고 있어 보이지만, 상관관계가 확실하고 좌뇌와 우뇌를 오고가는 뇌량이 두꺼워질 수록 다재다능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아인슈타인이 수학적 능력이 뛰었났기 때문에 음악이나 언어적 능력이 떨어질 것 같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예술에 재능이 있기에 과학과 의학 부분에 약할 것 같지만, 인간의 재능은 그렇게 나눠 발달되지 않는다. 보통 수학이 15점이라면 언어나 음악적 능력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잘하는 것을 키워 발달 시켜줘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잘못된 편견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능력은 글쓰기와 글읽기, 토론하기 등이며 학부과정의 대부분이 '교양' 과목이라고 한다. 실제 전공 과목을 몇 과목만 수강하면 졸업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쉽게 '교양'을 쌓아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흥미를 가지는 것은 어떤 전공에도 특출난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를 보고 한국인으로써 자부심을 느끼거나 한국계라는 동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다만 그의 동문이 모두 가까이에 있고 그가 지냈던 행보와 전달할 수 있는 언어가 모두 이 곳에 있다는 사실에 행운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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