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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l 17. 2022

[경제] 경영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_마스터피스 전략

 특별한 양식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인간 활동을 '예술'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어떤 것을 '예술'이라고 할 때, 경영을 예술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조선에는 다섯 가지 신분이 있다. 왕족, 양반, 중인, 평민, 천민. 그 중 가장 하위 계급인 '천민'에는 '기생'이나 '광대', '무당', 백정'이다. 현대에는 이들을 다르게 평가한다. 이들은 예술가에 속하며 '백정'은 '서양적 외모'를 지닌 경우가 많았다. '고귀함'과 '천함'은 천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결정 되는 것이다. 천하다고 생각했던 '의술'은 지금은 '의학'으로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다. 산업시대를 지나 빠르게 서비스 시대에 돌입했다. 공급력을 늘려야 하던 '경영'은 '효율'에서 서비스로 초점이 이동했다. 경영자가 '판매하는 것'이 '상품'이 아니라 '감동'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에서 '고객 감동'이 어떤 부분에서 '예술'과 닿아 있다. '넷플릭스'나 '페이스북', '애플' 역시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 만족'을 목표로 움직인다. 애플의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브랜드 선택 이유를 물어본 결과 제품의 성능 때문이라고 대답한 경우는 40.48%가 됐고 브랜드와 디자인 때문이라고 대답한 경우도 30.96%였다. 브랜드와 디자인이 결정적 구매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기업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은 더이상 '제품'의 성격을 벗어나 '브랜드'가 된다. 사업자가 자신의 상품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가치를 갖게 하는 '브랜드'라는 것은 결국 '이름'을 알린다 경영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을 우리는 '명작' 혹은 '명품'이라고 부른다. 세기를 넘어서는 명작이 있듯 기업 경영도 시대의 아이콘이 되며 '명작'으로 남을 수 있어야 한다.

 '삼성이 하면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세계 6위다.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에 이은 순위다. 미국이 아닌 국가 중 1위인 셈이다. 삼성은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다. 그들이 자신들의 제품에 'SAMSUNG'이라는 로고를 새겨 넣으며 '우리가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보장된 감동을 의미한다. 최근 ESG는 기업이 추구해야할 필수 경영 이념이 됐다. 이는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단순히 기업이 얼마만큼의 돈을 벌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벌었는지를 살피는 구조가 됐다. 얼마나 건전한 지배구조 속에서 환경과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는지가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다. 기업에게 '돈' 이상의 것들을 기대하면서 '기업'은 효율성 감소를 맞이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신뢰도 향상'이라는 엄청난 무기를 갖는다. 브랜드와 명작이 이름 만으로 파괴력을 갖는 이유는 '판매실적'과 '효율성'보다 '신뢰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CEO들은 이제 미학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감동 시킬지 생각해야 한다. 배달어플의 경우 '맛' 만큼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 단순히 맛이 있는 음식만으로는 고객의 감동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더 다채로운 사고를 하고 시각을 확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감동이라는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로서 경영자의 자질이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 언제부턴가 기업의 적정주가를 확인하는 PER의 역할에 대해 상기해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고평가 된 기업의 주가를 이익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매입했다. 인간은 고차원적으로 문명을 발달할수록 '미학적 가치'를 우선시 했다. 최초에는 '생존'을 위해, 둘째는 번영을 위해, 세번째는 만족을 위해 진화해갔다. 요리는 날고기를 불에 그을려 먹는 수준에서 조리를 통해 더 맛잇는 음식을 먹는 수준으로, 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수준에서 보기도 좋은 시각적, 문화적 가치를 넣었다.

 전화만 되면 되는 스마트폰은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 위치가 가로냐, 세로냐, 몇 개나 있는가 등으로 집중하게 됐다. 의복은 문화가 발전할수록 효율성과 정반대로 의미없는 '악세서리'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인간의 이런 본능이 사람을 다루고 제품을 다르고 돈을 다루는 경영이라는 기술에 적용되지 않을리 없다. 동인도 회사는 상업적 이윤을 위한 회사로 출발했으나 더 큰 교역을 위해 용병과 무기를 배에 함께 실었고 타국가와 민족의 땅에 들어가 노동력과 원자재를 제공받고 완제품을 팔아 이득을 취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컸던 이런 거대 기업은 지금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강제적으로 물품을 팔아 넘기던 행위가 아니라 감동을 통해 마음을 여는 어떤 모습을 보자면 예전 동화에서 자켓을 벗기려던 바람과 햇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강한 바람을 불면 더 자켓의 단추를 여미는 반면 은은하게 데워주면 저절로 단추를 풀어 재끼는 동화 말이다. 이제 유형의 가치를 넘어 무형의 가치가 훨씬더 중요한 시대다. 기업은 '제품'을 넘어' 꿈, 감성, 디자인, 이야기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낸다. 단순히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도출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니라 창의성과 감성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교양교육이 필수적인 시대가 그것이다. 이런 문화와 교육은 올바르게 선 '철학'을 기반으로 시작한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의 전공이 철학이 었던 이유는 어떻게 하면 본질을 간파하고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예술은 인간 최고의 목적인 행복을 성취하는데 기여한다. 예술은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야기할 뿌만 아니라, 즐거움과 오락도 제공한다. 예술은 도덕적 완전함에 기여한다." 앞으로 머리가 아닌 감성으로 기업과 시장을 움직이는 시대가 왔다. K팝과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기업은 제품을 더불어 문화를 함께 수출하고 성장해야 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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