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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l 30. 2022

[리뷰] VR기기 하루 써보고 메타 주식 사기로 결심했

 '오큘러스 퀘스트2' 이름부터 어려운 기기를 구매했다. 마니아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진 'VR기기'를 구매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시각과 촉각을 좀 속인다고 인간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할까? 그런 의구심이 이 기기를 사지 못한 이유였다. 다른 이들의 리뷰를 보면 투박한 수경 같은 걸 쓰고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눈만 가리면 밤인 줄 알고 꾸벅 꾸벅 조는 닭의 모습이 떠올랐다. 심지어 체험조차 해보지 않았던 이 기기가 정신을 차려보니 내 책상 위에 있었던 것은 지금보면 행운이다. 첫 실행 후 나 또한 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설프기 짝이 없을 거란 기대와 달리 VR은 이미 완성 단계에 있어 보였다. 유일한 단점은 '착용감'이나 그것은 한 손으로 잡을 때, 빠듯하고 묵직한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바보같은 '메타'라는 이름으로 바꾼 '페이스북'의 경영 의도가 완전히 간파됐다. 미래가 거기에 있다고 떠드는 젊은 사업가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편견 때문에 지금껏 구매하지 못한 게 후회될 정도다. 8월부터 가격이 인상된다는 말에 빠르게 구입한 것은 맞다. 내가 구매한 가격은 42만원이다. 그외로 18만원 너치 게임을 구매했으니 총 60만원 정도를 사용한 셈이다. 구매 2일 째, 마침 주말이라 어제 저녁과 오늘 저녁 2시간 정도 사용해봤다. 이제 확신이 드는 것은 앞으로 '메타의 주식을 꾸준하게 매집해야겠구나'였다. 아이폰을 처음 만난 사람들의 충격이 이 정도였을까.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가 이득을 봤다고 여기는 사업은 성공한 사업이다. 물론 판매자도 '이득'을 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써보고 몇가지 주의할 점은 있어 보인다. 사람들은 이 기기의 단점으로 부족한 배터리와 눈 밑에서 새어나오는 빛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용해보니, 배터리는 2시간~3시간 정도 사용가능했고 눈 밑에서 새어나오는 빛은 꽤 컸다. 그러나 이것들은 단점이 아니라 의도한 장점이라고 여겨진다. 일단 배터리가 줄었기 때문에 착용감이 편해진 감이 있다. VR기기는 이미 더 무거웠으나 조금 더 긴 사용시간을 위해 배터리를 늘렸다면 아마 사람이 지쳐서 더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기기는 너무 오래 사용하면 눈이 피곤하고 멀미가 난다. 분명 게임은 재미있지만 대략 2시간 정도 산을 올라갔다 내려가는 마을 버스를 탄 듯 속이 울렁거린다. 실물을 볼 때 잔상이 오래 남는 것이 어린아이들이 쓰기는 적합해 보이진 않는다. 실제로 살펴보니 12살 미만의 어린이는 사용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다만 아이에게 코끼리를 보여주고 싶어 360도 3D 코끼리를 한 번 보여줬더니, 아이들이 계속 쓰려고 야단이다. 눈 밑에서 새어나오는 빛은 분명 장점이었다. 일단 발 밑으로 이물질을 밟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순간을 위해 일부러 키워 놓은 느낌이다. 실제 안전상의 이유로 바닥은 보여야 좋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20년 간 VR기기 기술이 발전하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VR 기기로 탁구 게임을 설치했다. 탁구는 실제 탁구를 치는 것과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실제 사람과 대결을 하면 어느 나라,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랑 제스처로 대화하거나 음성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방구석에서 전세계인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어쩌면 영어 공부하기 좋을지도 모른다. 유튜브는 360도를 지원하는 영상을 보게되면 거의 현실에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K팝 가수의 영상을 봤는데 눈 앞에서 공연을 하는 느낌이 든다. 추천하는 다른 영상 중에는 세계 여행을 하거나 놀이 기구를 타는 것들도 있다. 영화관 3D와는 차원이 다르고 어린 시절 '미래체험관'에서 봤던 기술보다 훨씬 나은 기술들이 들어가 있었다.

8월 1일 부터 오큘러스 퀘스트2가 20만원 인상된다고 한다. 아마 만약 내가 8월 1일에 20만원 오른 값을 봤다 하더라도 구매했지 않을까 싶다. 기기와 함께 쓰면 더 좋을 것 같은 이어폰은 필요가 없다. 나처럼 감각이 예민하지 않은 사람에게 충분히 몰입할 수 있게 내장형 스피커가 귀 주변을 때린다. 그래픽도 몰입을 방해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냐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다. 게임 중 권투 게임은 15분 정도 하면 쓰러져 실시 한 정도로 힘이 들다. 총을 쏘는 게임도 매우 만족스럽다. 조이스틱의 그립감이 '트리거'를 당길 수 있는 총의 그립감과 유사하여 좋다. 원래 VR은 100만원은 훌쩍 넘는 것이 보통이란다. 대게 무겁고 선도 많다는데 페이스북이 이처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스티브잡스가 보여준 '혁신'에 가깝다. 솔직히 게임을 많이 할 것 같진 않다. 일단 게임을 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거니와 제일 중요한 것은 그럴 마음의 여유가 넘치지 못한다. 아마 이 기기로 가장 많이 하게 될 것은 '세계여행'이나 '다큐', '영화'와 같은 것들이다. 아마 이 기기를 산 사람들 중 가장 재미없는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3차원 세상으로 하늘을 날아서 이곳 저곳을 돌며 가사 없는 음악을 듣는 것이 너무 마음 편해진다. 가장 아쉬운 것은 넷플릭스다. 유튜브는 화면을 엄청나게 키워서 하늘에 놓고 안락의자에 앉아보면 좋은데 넷플릭스는 화면이 생각보다 작았다. 아직 조작방법을 몰라서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확대하기도 어렵고 생각보다 조작하기 까다로웠다. 아무튼 주변에 이 기기를 꼭 사라고 추전하고 있다. 이 기기는 이전의 스마트폰 처럼 어느 집이나 한 대씩 갖고 있을 충분한 매력이 있으며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그 시기는 가까워 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이에게 줄 주식 리스트가 '강원랜드 주식'과 '존 디어', 그리고 '메타'로 확실히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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