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군더더기없는 한해 정리_트렌드 코리아 2023

by 오인환


'포디즘(Fordism)', 1913년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는 생산 공장에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한다. 표준화된 제품의 대량생산, 그것은 20세기 산업의 트렌드였다. 숙련된 기계공 몇 명이 달라 붙어야 수 개월에 한 대를 겨우 만드는 시스템은 자동차를 특정 계층을 위한 전유물로 만들었다. 이것을 타개한 것이 포디즘이다. 경제성을 위한 전략은 소품종 대량생산이다. 거대한 조립라인을 설치하고 생산라인에 맞는 노동자가 단순작업만 반복한다. 이은 가격과 시간을 혁명적으로 낮췄다. 포디즘은 노동자도 탈 수 있는 가격의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20세기는 다수에게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제공했다. '평균'은 중요했다. 정규분포곡선에서 평균값을 중앙으로 볼록하여 좌우가 대칭인 종형인 모형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양극 혹은 N극으로 분산되어 나눠져 있다. 평균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정규분포곡선이 가운데가 볼록한 '종형'이어야 한다. 다만 이제는 사람들의 취향이 다변화하면서 '평균'은 의미를 잃었다. 예전 런던 교통공사는 영국 열차가 과밀하지 않다고 발표했었다. 영국 열차 탑승과밀의 기준은 1,000명인데, 실제 평균 탑승자 수가 130명 뿐이라는 것이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영국 탑승자 모두가 과밀함을 호소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통근 시간에 탑승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탑승객은 모두 과밀함 느끼지만, 나머지 열차는 빈차로 운행된다. 평균은 더이상 시대를 대표하지 않는다. 평균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 다시말하면 '다극화', '승자독식', '양자택일'을 의미한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마케팅 또한 이런 다원화에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다. TV프로그램이 일방적으로 방송하던 시대가 저물고 사람들은 서로 각기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인터넷 방송을 찾아본다. '연예인'이 아닌 '개인 인플루언서'에 열광하고 '희소하고 자신만 아는 문화'에 심취한다.



극단으로 나눠지고 파편화 되는 현상은 단순히 우리 사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하고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가 장려되는 시대는 세계적 추세였다. WTO와 FTA 등 국가간의 장벽을 허물고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 경제를 통해 모두가 비슷해지는 '세계화'가 허물어졌다. 미국, 유럽, 중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은 서로 하나의 생산라인의 부품이 되길 거부하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 나간다. 미국 경제와 더불어 세계화의 역행은 2023년 우리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러시아 전쟁을 비롯하여, 미국 곡물 가격 상승으로 세계 각국이 어려워지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보인다. 세계정세가 이처럼 다변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트렌드도 다변적으로 바뀐다. 2007년 6월 29일은 비교적 얼마 전이다. 이날, 애플은 미국을 시작으로 아이폰 판매에 돌입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마트폰' 없던 세상을 어떻게 살았나 싶다. 2010년에서 2024년에 태어난 이들을 '알파세대'라고 부른다.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에 태어난 세대다. 그들의 부모는 밀레니엄 세대이며 저출산 시대의 아동이기도 하다. 그들은 점차 소비의 주체로 성장해 간다.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쇼핑을 즐긴다. 집으로 배송을 신청하면 부모에게도 알려지기에 직접 오프라인으로 물품을 구매하길 선호하는 세대다. 이들은 어린시절, 보육기간에 마스크를 쓰고 사회를 바라봤다. 대게 외동인 경우가 많으며, 자신에 대한 주체성이 몹시 강한 세대다. 이들도 역시 자신의 개성을 존중 받기 원한다. MZ세대에게 '개인주의'를 이야기하지만, 시대가 변해가면서 '극단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생각된다.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이자 똑똑하고 창의적인 세대인 MZ 세대는 이 시대를 이해하는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기성 세대들로부터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막상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이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인이 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저성장'이다. 이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가진 이들은 똑똑한 소비자로 능동적인 소비를한다. 취향의 수준은 높지만 소득수준이 낮은 이들은 똑똑하게 알뜰 소비하는 전략적 소비형태를 갖는다. 이들은 앱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여 최적의 소비 효용을 얻어낸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구독료를 나눠 내거나 명품을 조각내어 향유하기도 한다. 얄밉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체리)만 쏙!하고 빼먹는 체리피커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다만 과거와 비교하여 1인가구의 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시장 전체의 소비 규모가 크게 낮아진다고 볼 수 많도 없다. 이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자신의 욕망을 충족한다. 이들을 위한 전략으로 기업들은 문간에 발 들여 놓기 전략(foot-in-the-door- technique)를 취한다. 쉽게 말하면 큰 부탁을 하기 전에 작은 부탁을 몇 번 진행하고 상대에게 'Yes'를 이끌어 가는 전략이다. 저성장 시대, 시대와 흐름을 잘 분석한 이들은 때로는 남들이 부러워 할 만한 성장을 하기도 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3'은 이슈성이 강한 제목이라 밀리의 서재에서 읽었다. 읽는 와중에도 계속 종이책을 소장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알지 못했던 부분과 알고 있었으나 잊고 있던 부분들을 잘 정리한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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