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보이는 것이 진짜일까_브런치 구독자 100명

by 오인환


모두가 공분했던 사건이 있다. 대표적으로 3기가 바이트 짜리 USB를 95만원에 구입했다는 '군납비리'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피가 끓어 올라야 할 사건 중 하나가 '군납비리'인 이유는 근대 역사에서 '청나라'가 무너진 여러 이유 중 하나와 연결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패권 국가 '청'이 '일본'과의 전쟁에서 무력하게 패배한 이유는 터져야 할 '포탄'에는 '화약' 대신에 '콩'이 들어 있는 등의 '군납비리' 때문이었다. 표면적으로 그럴싸한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근거, 통계와 그래프를 들이민다면 '글'과 '말'은 그럴싸한 거짓을 진짜처럼 만들어 낼 수 있다. 2011년 논란이 됐던 '군납비리 USB'는 그렇다. USB가 개발되던 2004년에는 1기가 바이트 USB의 가격이 시중에서도 30만원을 넘었다. 군에서 매입한 USB는 포병들이 사용해야 하는 이유로 고온이나 저온에서도 작동되는 밀스펙으로 특수 제작됐다. 생산량이 적은 물품은 당연히 그 단가가 올라간다. 군은 660개를 특수 제작함으로써 95만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한다. 이것은 5천원이면 구매할 물품을 95만원에 구매하는 군납비리와 성격이 달랐다.


2018년 11월, 이수역 근방에서 여성 2명이 남성 무리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지인과 맥주를 마시던 여성이 '화장도 하지 않고, 머리가 짧았다'라는 이유로 남성 무리들로 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여성차별에 대한 공분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이 내용이 청와대 민원 링크에 게재되자, 남성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은 하루에 30만명이나 참여했다. 사실 이 사건은 '여성 200만원', '남성 1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된 쌍방 폭행으로 결론 지어졌다. 이 사건은 '여성혐오'와 '남성혐오' 두 젠더 갈등을 등에 엎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이슈화됐다.


2022년 해를 보내던 막바지에, '백종원 대표'의 사망 소식이 인터넷에 확산됐다. 이 또한 가짜뉴스 였으나, 상당히 오랜 기간 '백종원' 대표의 이름은 주요 키워드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가짜뉴스와 가짜정보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이것은 지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적잖게 이용됐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당시, 선생님은 '일본놈들'이 조선땅 이곳 저곳에 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아 놓았다고 말씀하셨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한번도 하지 않는 악마 같은 놈들이라며 수업시간에 열변을 통하셨다. 수업시간에 잘 정리된 PPT에는 '일본의 만행'이라는 이름으로 참수한 조선인의 머리를 들고 웃고 있는 일본 군인의 사진이 있었다. 또한 '공구리'쳐 놓은 대한민국 국보의 사진이 있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이 박아 두었다는 쇠말뚝은 '정기'를 끊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제가 '조선'에 들어 온 뒤, 근대식 토지조사사업을 위해 사용된 측량용 도구 였고 1990년 5월 24일 일본을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이후 도시키' 총리는 "한반도 여러분들이 우리나라의 행위로 인해 견디기 어려운 괴로움과 슬픔을 체험하신 것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며 솔직히 사죄하는 마음을 표명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쟁과 세월 등으로 허물어져가는 석굴암과 미륵사지 석탑을 보수한 '콘크리트 공법'는 당시 최첨단 소재였으며 일본 본토에서도 소개하지 않아, 그 공업을 배우기 위해 미국에 견학단을 보내기까지 했다. 군부 이미지가 강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이러니하게도 김영삼, 김대중 두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로 13대 대통령에 당선 됐는데 정권을 잡은 직후인 88년에는 50% 후반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학교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국민 다수가 '민주화'를 염원 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828만표를 득표한 노태우 대통령이 633만표와 611만표를 득표한 두 후보에 크게 앞섰다. 간혹 공중파 TV에서 보여주는 '그래프'와 '통계'도 믿기 힘들 때가 있다. 그래프의 기울기를 급하게 만들어 위기를 조장하거나 유도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얻어내는 방식으로 미디어에 소개되는 정보도 적잖다. 지구온난화를 위해, '석유' 사용은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만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언제나 러시아가 패배하고 있는 것 같은 보도가 나오는 반면, 유럽과 일본이 갖고 있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보도는 적다.



이런 문제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이런 '선동', '세뇌'와 '날조', '가짜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언론을 문제 삼거나, 국민의 '문해력' 혹은 '국민성', '후진적 정치' 등을 이야기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문제가 아니라, 다수를 상대하는 '매스미디어'의 구조적 문제다. 얼마 전, '위고 메르시에' 작가의 '대중은 멍청한가'라는 책을 보면 대중은 '우민'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인간은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거짓'에 더 큰 호기심을 갖고 다수가 갖는 신념을 따르는 '군중심리'를 가진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도 분명하게 있다. '일본', '중국'은 나빠야하고 '미국'과 '대한민국'은 언제나 '선'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선'이고, '사회주의'는 언제나 '악'을 담당해야 한다고 믿는다. 권력은 언제나 부패하고 서민은 언제나 청렴하며, 부자는 언제나 탐욕스럽고 빈자는 선량하다고 믿는다. 다만 이런 모든 편견은 근거가 없는 생각들이다. 내가 보고, 듣고, 읽는 것에 대해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보에 대해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아야 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생각의 주체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오늘 '브런치' 구독자가 100명을 넘었다. 지금 살펴보니 101명이 됐다. 유튜브 구독자도 779명으로 늘었다. 내가 읽은 글에 대해 스스로 해석하는 놀이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 받아서 기쁘다. 다양한 인풋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아웃풋을 해가는 개인적인 과정이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읽을꺼리가 되고 있다니, 2023년에도 다시 한 번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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