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전도 사역을 하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을 때, 예수의 나이는 33세였다. 어린 나이에 장원에 급제한 율곡 이이는 13세였다. 신라의 박혁거세가 즉위한 나이는 13세, 빌게이츠가 하버드를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한 나이는 19세. 김영삼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나이는 27세다. 생각보다 어린 나이에 그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윤곽을 나타냈다. 조금 더 살펴보니 꽤 있다. 히틀러가 나치당에 입당한 나이는 29세.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을 시작한 나이는 32세. 나폴레옹이 프랑스 제국의 황제가 된 나이는 35세다. 유방이 진나라를 상대로 거병을 했던 나이는 38세. 주원장이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명의 황제가 된 나이도 40세다.
나이 어린 사람을 무시해선 안된다. 자신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해서도 안된다. 많아지는 나이를 유일한 무기로 삼아서도 안된다. 나이라는 걸림돌에 넘어져 그들의 가치를 격하 시켜서도 안된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사람이 항상 성장하고 있다면 20세 청년보다 100세 노인의 키가 훨씬 더 커야하고, 더 근육질에 건강해야 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연령별 독서 인구를 보자면 2017년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10대에는 73.8%로 가장 많은 이들이 책을 읽지만, 그 비중은 점차 줄어들어 60세 이상이 되면 그 비중은 27.4%로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책을 멀리한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지혜라는 것은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지혜로움은 '통찰력'의 다른 말이다. '통찰'은 '단박에 꿰뚫어보는 능력'이다. 어제와 오늘의 데이터로 내일을 꿰뚫어보는 것을 말한다. 이는 '데이터'의 양으로 결정된다. 나이가 많을 수록, 경험이 많을 수록 유리한 것은 맞으나, 편향된 경험과 시간은 잘못된 방향으로 데이터를 축적한다. 미국 전역에는 '프레드폴'이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있다. 이는 범죄 예측 분야에 활용되는데, 기존 범죄 유형과 발생 시각, 위치를 분석하여 12시간 이내에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지역을 특정해준다. 다만, 이 시스템 13개 중 9개가 인종차별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데이터는 이처럼 단순하게 많이 쌓이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쌓아야하고 그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가치관은 '나이'와 별개의 문제다.
이오시프 스탈린은 학교를 자퇴했으며 은행강도질을 했고, 현금 수송차를 털었다. 그로인해 엄청나게 많은 인물이 희생됐다. 그 기간 숙청 당한 인물만 70만명이 넘는다. 지난 2015년 러시아에서는 2차대전 승전 70주년을 맞아 134개 주거 지역의 성인 16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스탈린에 대해 호감을 가졌다. 나이가 많을 수록 통찰력이 뛰어나며 지혜롭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나이가 많을수록 나이가 적은 사람에 비해, 우매한 것은 아니다. 단지 나이가 통찰력과 지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과거 농업 기반 사회에서는 '나이'가 굉장히 중요했다. 농업 경제에 아주 적합한 사상이 '유교'였다. 오랜 기간 유교사상이 지배적이던 역사에 따라, 나이가 많다는 것으로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때가 있다. 나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이는 분명 잘못됐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누군가의 가치관을 지적하거나 가르치려 들어선 안된다. 스탈린은 1879년생이다. '나이가 많으면 지혜롭다'는 논리에 다르면 1879년 생 이후로 스탈린보다 뛰어난 인물이 나와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뒤로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태어났다. 선생을 두는데 나이를 제한한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선생을 줄이는 일이다. 고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의 틀린 부분을 지적해주는 사람이 적어지고, 세상에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이 득실거린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것이 흔히 요즘 세대들이 말하는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 줄 스승이 줄어드니, 언제나 자신의 말이 맞다는 착각이 확신으로 바뀌어 간다. '책'의 좋은 점은 그렇다. 자신보다 나이가 적을 사람에게 지적을 당하면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기분 나빠한다. 그러나 아이작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발표했던 나이는 1687년인 45세 때의 나이다. 심지어 그는 1666년 23살에 이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완성한다. 스물 세살 따위에게 배운다고 생각하면 자존감이 몹시 상하겠지만, 그의 저서를 살펴보면 나이는 잊게 되고 그 천재성에 감복할 수 밖에 없다.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한 '리처드 도킨스'는 현재 나이 82세다. 그가 갖고 있는 통찰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는 감탄이 나오지만 그가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하던 1976년 당시 그의 나이는 35살이었다. 그 뒤로그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하게 집필 활동을 해오고 잇으나 그의 대표적은 여전히 '이기적 유전자'다. 그의 35살을 나이 많은 그가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꾸준하게 배워야한다. 나이 어린 사람에게서도, 나이 많은 사람에게서도 꾸준하게 그들이 개별적으로 쌓아온 지식과 지혜를 배워야 한다. 그냥 노화가 진행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나이에 걸맞는 지혜와 통찰력을 가져야한다. 오늘 당골로 자주 다니던 '서귀포 우생당'에서 적립된 마지막 포인트를 사용했다. '우크라이나'의 역사에 관한 책을 한 권 고르고 나왔다. 전혀 관심없던 국가 중 하나였지만, 현재 세계 정세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이 국가에 대한 정보는 단순히 나이를 채웠다고 알게 되진 않는다. 아쉽지만 앞으로 제주시내 지역에서 활동할 일이 많아지면서 신제주에 있는 '북앤북스' 서점을 자주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마다 들리게 될 '주 서점'이다. 그 뿐만 아니라 매일 30분씩 꾸준하게 일상과 생각을 블로그에 기록할 예정이다. 설이 지나감으로써 또다시 양력으로도, 음력으로도 거부할 수 없는 한살의 나이를 더 먹었다. 나이만큼 책임감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