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by 신기루

한순간



감기가 잦다며 시어머니가 보내준 약도라지청

스푼으로 떠서 맛을 보니 꿀맛 같다

찬물에 타서 한 모금, 두 모금째 목이 팍 조여

얼굴, 귀, 목이 빨개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겨서 병원으로 데려갈 사람은 없

119,119를 부르고 싶은 순간

아, 가는구나. 이렇

도라지의 아린 맛 때문에 위통까지 오면서

저승 문턱까지 다다른 고 통

비상약을 먹고 서서히 가라앉으며

간신히 누워서 회색 하늘을 본

내가 죽는 날

하늘은 회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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