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2 시모음

밤길

by 신기루

인생 저물녘


아들이 유동식만 먹을 수 있어서

죽도 못 끓이는 엄마가 허덕대며 집을 찾고 있는데

허리 꼬부라진 할머니가 빈 이동 수레를 간신히 끌고 간


조금 더 가다 보니 폐휴지 한가득 싣고 집하장으로 들어가는

또다른 할머니

그 안을 들여다보니 노인들만 이리저리 직인다


칠십, 팔십 넘으면 삶의 마지막 여유를 려야 할 때인데

종잇장도 무거울 나이에 한켜 한켜 실어 올린 박스 폐지 주고

오천원 남짓 쥐고 나올 수 있을까


내 주머니에는 카드밖에 없고

만원이라도 용돈을 드리고 싶은데

우리 할머니 생각난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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