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2 시모음

시간은 돈이다

by 신기루

어릴 적 '시간은 돈이다, 시간을 아껴 쓰라'는 말을 많이 들어도 실감이 안 났다. 은퇴를 하고 알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음악을 틀고 영화를 보며 웃는다. 24시간이 나의 것이다. 돈 벌러 다닐 때는 8시간 꼬박 앉아 있거나 움직이여 한다. 자신을 잊어버리고 일에 몰두한다. 집에 와서도 내일 뭘 해야 하나 일 생각만 한다. 일을 하기 위해 시간을 사용한다. 은퇴란 일을 벗어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돈을 벌려면 내 시간을 주어야 한다. 3시간, 4시간 일을 하면 돈이란 걸 내 손에 쥐게 된다. 놀다 보면 돈이 더 필요할 때 일하러 갈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아침부터 허둥댈 것이고 다시 변비에 걸릴 것이고 몸이 망가질 것이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했으니까. 아니 일하다 보면 몸이 부서지게 된다. 이제 몇 달간 빠른 속도로 몸이 회복되자 다시 내몸과 시간을 일에다 바칠 생각을 하다니.

돈을 쓸 때 이것은 나의 시간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한 번 더 고민하고 겠지. 영끌이다 해서 은행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은 미래의 시간을 빌린 거다. 그것을 매달 갚는 것이고. 내몸과 시간 더하기 영혼까지 갈아부은 것인 영끌 아닐까. 무서운 단어이다. 60, 70까지 일을 한다는 건 축복도 아니다. 놀다가 죽어야 축복이다. 나의 시간이 나에게 봉사할 때 진짜의 삶이 시작된다.

퇴직하자 친구가 물었다.


-퇴직하니 어때?

-아, 이것이 진짜야.

-그렇게 좋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녀의 양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