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코끼리 다리를 한 할머니가 가셨다. 6월 초에 폐암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에서 한 달간 지내다가 집으로 퇴원하여 한 달간 머무르다가 재입원을 한 지 이틀 만에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침상에서 '가자, 가자'를 연발했다. 딸이
- 어디로?
-가자, 가자
- 집에? 못 간다. 다리 하나도 내가 못 든다.
-가자, 가자
- 다리 다 낫거든 가야지, 조금만 참아라
할머니는 또
- 돈이 없다
- 돈? 얼마 주까? 오만 원 줄게.
다리도 붓고 몸도 아파서 그런지 할머니는 종일 자지도 않고 버티다가 새벽에 혈관 찾느라 간호사들이 고문을 한 뒤 급격하게 지쳐 버렸다.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 돈이 없다
-왜? 돈 얼마 주까?
-백 원
- 백 원? 뭐할라꼬? 돈 여기. 나중에 까까 사 묵어
돈을 할머니 손에 쥐어 준다.
이후 산소호흡기를 해도 체내 산소가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면 곧 임종이 다가왔다는 뜻이다. 할머니를 요셉실로 모셔갔다. 이후 새벽 1시 30분경 가족들이 할머니의 짐을 챙기러 들어왔다. 아침이 되어 요셉실로 가 보니 비어 있다.
암으로 인해 고약한 합병증이 생기면 환자는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엄마는 매일 항생제를 맞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다른 합병증이 보이지 않지만 언제 복수가 차게 될지 콩팥이 손상될지 모를 일이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아야 아야'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착한 환자이다. 우리 병실에서 이틀 밤을 자고 간 췌장암 환자, 하룻밤을 자고 간 폐암 환자 그리고 옆방에서 하루 종일 '선생님'을 애타게 부르던 대장암 환자, 모두 떠났다.
어제는 병원에 딸린 장례식장에 가서 절차에 대해 알아보았다. 제단에 꽃은 어떤 걸로 할 지. 엄마가 꽃을 좋아하니 다른 건 몰라도 꽃은 풍성하게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