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대학을 자퇴하고 게임에 몰두한 지 3년, 이제야 재미없다고 관둔 지 3개월이 되어간다. 여전히 방에서 두문불출. 원래는 말도 잘하는 편이었으나 언어기능도 점점 퇴화되고 있다. 게임을 하더라도 쾌활하고 사회생활 잘하는 애도 있다. 그런데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건 위험하다. 또 유튜브와 연계하여 돈벌이로 확장하는 애들도 있다. 그러면 생활력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그조차도 하지 않는다. 앞으로 뭘 해서 벌어먹고 살 건지 고민은 하고 있는지. 이제 모든 걸 훌훌 털고 세상에 나갈 법도 한데 욕심도, 의욕도 없다고 한다. 몸무게도 저체중이라서 의욕도 더더욱 없을 만도 하다. 화도 내고 달래도 보고 논리적으로 얘기도 해 봤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제 마지막 카드, 그를 정신적으로 피곤하게 만들기로 했다. 그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의 집도 아니지. 내 집이란 말이다. 내 집에 살고 있는 아들의 집으로 들어갔다.
"왜 또 왔어?'
'응, 일이 좀 있어서.'
하루, 이틀 지나면, 아니 오늘 밤 당장이라도
'엄마, 언제 가?'라고 할 것이다.
'응, 가야지...'
나도 그에게 답답증을 유발하게 할 것이다. 밥 먹을 때 빼고는 말도 잘 섞지 않고 방콕 하는 그의 집에서 나도 거실에서 티브이만 볼 것이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더 답답한 놈이 탈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