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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by 신기루


요즘 시간이 많아서인지 한 가지 덕질이 또 늘었다. 원래 뭐든 꾸준하게 오래가지 못한다. 반짝 열심히 하다가 이내 식는다. 이번에도 그럴지 모르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전우원 씨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하면서 인스타그램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호날두, 추성훈, 레이디가가, 안젤리나졸리 등 그들의 삶을 엿본다. 미술관 관람 정보를 얻기 위해 미술관을 팔로워해 놨지만 자주 들어오지 않았는데 요즘은 홀릭 중이다. 일반인도 연예인 못지않게 자기 삶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나의 게시물은 5개. 뭐 딱히 보여줄 것도 없지만 보여주고 싶지도 않은데. 남의 것을 열심히 훔쳐(?)보는 건 아니지만 대놓고 보라고 올린 것들을 열심히 보면서 나의 것은 드러내기 싫다. 카톡에는 올린다. 나를 아는 지인들은 보고 싶으면 보라고. 그런데 인스타는 너무 익명의 사람들이 많아서 두렵다. 물론 글을 쓰면서 나의 사적인 부분까지 공유하면서 왜 그곳은 두려운 곳일까? 아기 사진, 남편 사진까지도 다 펼쳐 보이는 그들. 나의 카톡에는 인물사진은 없다. 원래 겁도 많고 의심도 많은 성격이다. 해 떨어지면 밖에 못 나간다. 어릴 적 상상만으로 공포스런 기억은 군대에 간 병사들이 보초를 서는 것이었다. 얼마나 무서울까. 그들보다 항상 내가 먼저 떨고 있었다. 일단 귀신들이 제일 무섭고 그다음이 동물, 사람이다. 지금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옛날에 어른들이 귀신 이야기를 하여 공포심을 조장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꼬마들에게 귀신, 유령 얘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인스타는 누구든 스타가 될 수 있게 한다. 유튜브에서도 누구나 유명인이 될 수 있게 해 준다. 극소수이지만. 브런치에서도 글을 쓰면 다음 포털에 뜨지 않나. 누구나 쓰지만 유명해지긴 어렵다. 그래도 닫힌 세상이 아니라 열린 세상이긴 하다. 기회는 있다는 것. 한 번쯤 내 글이 출판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교보문고는 책 소비가 줄어서 인원감축을 한다는데, 나부터도 책은 안 보고 브런치 독자들의 글을 공유하고 인스타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공유의 시대가 맞긴 한가보다. 서로 자신이 가진 것을, 정보를, 재능을 공유하고 있다. 한정된 자원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느낌, 생각까지도 공유하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 되어가는 것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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