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말씀을 엮은 경전집에 나오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모든 중생에 대하여 폭력을 쓰지 말고, 모든 중생의 어느 하나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두려고 원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서로 사귀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이다. 사랑과 그리움에서 우환이 생기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벗을 측은히 생각하여 마음이 흔들리면 자기에게 이로움이 없다. 친밀함 속에는 이런 우려가 있음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마치 숲 속에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슬기로운 사람은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동반자와 함께 있으면 몸을 쉬거나 일어서거나 걸어가거나 여행하는 데 언제나 참견하게 된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동반자와 함께 있으면 유희와 환락이 있고 자녀에 대한 애정은 더욱 커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싫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ojinap.tistory.com.에서 발췌)
이 부분을 굳이 인용한 것은 연극에서 위 구절이 나오기 때문이다. 어느 절간에 남자 3명이 수행을 하고 있다. 무명과 마귀와 까치. 어느 날 절에 찾아온 한 여인이 있다. 간만에 여자를 보고 마귀와 까치는 설레임 가득, 어쩔 줄 몰라한다. 그런데 눈치 빠른 마귀가 보기에는 무명과 뭔가 썸씽이 있어 보인다고 까치에게 말한다. 사실 절을 찾은 여자,미월은 창녀로 일을 하다가 무명을 만났는데 사랑에 빠졌다. 무명은 팔이 하나 없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미월을 10년이 넘는 수행기간 중 한시도 잊지 못하지만 그녀에게 다가갈 용기를 못 낸다. 남들이 함부로 대하는 창녀를 사랑하는 자신을 받아들이기 싫은 것이다. 남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시선이 싫고 자신감이 없는 것이다. 그런 무명이 돌아오겠다고 한 말을 믿고 10년을 찾아다닌 미월.
까치, 마귀, 무명은 나무를 깎아 부처를 만드는 노동이자 수행을 하고 있다. 아무리 수행을 해도 욕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기맛을 버리지 못 하고 무늬만 스님인 마귀와 까치 그리고 번민에 사로잡힌 무명. 미월이 무명에게 집착하고 사랑을 고백하지만 무명은 그녀를 받아주지 않자 미월은 마지막으로 절규를 쏟아낸다. 그래. 나 역시 아무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길가에 버려진 개다. 개, 개, 개라면서 눈물을 철철 흘린다.이를 본 무명은 그녀를 감싸 안는다. 무명은 왜 흔들렸을까? 아마 그전부터 미월을 마음 속으로는 애타게 사랑하면서도 집착을 끊고 혼자서 무쇠처럼 걸어가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인간은 인간을 사랑하면서 인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닐까.
연출자의 글을 보면 '외롭고 고독한 존재인 인간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실타래처럼 엮인 관계 속에서 충분한 행복과 만족감을 누리며 살 것인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얼마 전 '회수조'에 출연한 '정상훈 배우'가 연출한 작품인데 처음으로 배우에게 싸인을 받아봤다. 쑥스럽게도. 올해 히스토리 보이즈에서 '정상훈'배우를 인상적으로 보았다. 그래서 찾아보는 배우. 응원, 지지하는 배우 1명이 추가되었다. 내일이 막공인데 1월에 앵콜 공연시 직접 마귀로 출연한다고 하니 또 가서 보고 싶다.
정상훈 배우
김한결, 강별,김곽경희,유강민,오세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