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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Dec 19. 2023

마트에서

딱히 살 건 없어서 두리번거리는데

두 여자가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약간 언어장애가 있는 아줌마가 디오일을 들고 있고

좀 젊은 여자가 '그건 너무 끈적거려요'라며 몇 번을 반복한다

 '싸. 싸'

3000원이니까 싸긴 하다

'근데. 너무 끈적거려요. 저쪽 가서 로션 사요'라고  껴드니까

'비싸, 비싸'를 반복한다


오지라퍼인 내가 그냥 갈 수는 없다

화장품 코너에 가니 24000원. 좀 비싼 듯

가장 하단에 12000원짜리 발견. 통도 엄청 커서 양에 비해 무지 싸다

들고 가서 '이거 12000원'

그러자 눈이 커지면서 웃는다

데리고 가서 '봐라 내가 찾았다'고 으쓱대듯 아래쪽에 있는 화장품을 가리켰다

진짜 12000원인 걸 확인하고

'고맙습니다'라며 활짝 웃는다


오늘같이 추운 날, 왠지 마트에 가고 싶더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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