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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Dec 30. 2023

이선균

나는

나의 아저씨를 보지 않았다

기생충, 잠, 커피 프린스, 끝까지 간다

몇 개의 영화를 봤고 그냥 내가 알고 있는 연예인 중의 한 명일 뿐


그런데 이건 아니지


어제까지 당당히 경찰서 앞에서 얘기했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요구했고

경찰의 부당함에 대해 의견서도 제출했고

끝까지 싸웠어야지. 그의 잘잘못을 떠나 그냥 인간 이선균을 계속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그는 몰랐을까


더 버텼어야지. 더.... 나와 우리를 위해


이선균은 그냥 연기 잘 하는 배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지만

왜.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

한 해를 하루 남긴 오늘, 눈이 펑펑 내리는 걸 보면

그도 이 눈을 볼 자격이 있는데, 눈을 보며 멍한 생각에 잠길 자유가 있는데


나의 슬픔엔 분노가 있기 때문에 더 고통스럽다

 사회적 타살이기 때문에

언론과 경찰이 그를 몰아치지만 않았다 해도

그는 잘못한 것만큼 책임지면 되는데 온몸을 발가벗긴 채 잡도리를 하여

죽음으로 내몰았다


아니라고 할 수 있나?

검경과 언론이 썩으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 앞에 시현된 이 참상으로 인해 우리는 무기력에 빠지고 공포에 숨 죽이며 슬픔에 젖지만

분노는 응축되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가슴 아픈 이들과 함께 그를 추모하고 싶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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