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025 글모음

내기

by 신기루

안톤 체홉의 단편 '내기'를 읽었다.

사형과 종신형에 대해 토론하다가 종신형을 주장한 자가 15년을 감금 당하는 대신 사형제를 주장한 이는 성공 시 200만 루불을 주겠다고 내기를 한다.

15년을 버틴 이는 감금 상태에서 각종 책을 섭렵하여 '깨달은 자'로 탈바꿈 되고 밖에서 돈벌이에 골몰한 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고 그를 죽일 결심을 한다.

15년간 '인간'으로 변모한 자와 '괴물'로 변모된 자를 보면서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은 격이 달라진다는 걸 알 수 있다.

내 나이. 60이면 이미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아직 20년은 더 갈고 닦을 수 있을 것 같다.

죽기 직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왜 체홉체홉 하는 지를 알 것 같다. '정곡'을 콕 찌르는 예리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통속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평이하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