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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 글모음

말 없는 소녀

by 신기루

영화 '말 없는 소녀'는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foster)'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를 보다가 깜빡 졸아서 못 보고 넘어간 부분이 있어서 책을 샀다.

소설은 영화 내용과 다른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다. 감독의 해석이 반영되었겠지만 내가 놓친 부분도 영화에서는 다르게 표현되었을지도 모른다. 결국은 다시 봐야 퍼즐이 맞춰진다.

영화와 다른 부분이 있어서 소설도 재밌게 읽었다.

예를 들면 소녀가 물에 빠지는 장면이 있는데 소설에서는 계단을 내려가서 양동이로 물을 푸다가 갑자기 어떤 손이 나타나 그녀의 손을 잡아당긴다. 순간 맡겨진 집의 아들이 얼마 전 이 물에 빠져 죽었던 것이 연상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양동이로 물을 푸는 장면만 나오고 얼마 후 물에 젖은 채 걸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굳이 살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본 뒤 책을 보면 감독이 원작을 어떻게 재구성했는지를 떠올리며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든 그림이든 보고 난 후 1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연상되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들이 흥미롭다. 호기심이 유발되고 그걸 해결하는 즐거움이 있다.

한동안 책의 글자가 어른거린다고 포기했던 책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읽다 보니 눈이 조절을 하면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책만 사고 읽지 않는다는 핀잔을 듣다가 요즘은 당당하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은 굉장히 얇아서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다. 영화 후 책 읽기를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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