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5 글모음

by 신기루

책을 뜯지도 않고 또 산다

밀린 숙제가 쌓인 것 같다

2만 권의 책을 위해 집을 지은 사람의 높은 서재를 보며

그간 내 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책먼지를 갉아먹는 벌레가 싫어서,

좁은 공간으로 이사 갈 때마다 책부터 버렸다

어차피 책은 장식하거나 보관하는 게 아니다

골고루 잘 먹으면 내 몸 어딘가로 숨는다

생애주기와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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