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일기
나는 카페를 참 좋아한다.
여행을 가면 꼭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카페를 찾아가곤 한다. 지금도 토요일 오전 늦은 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커피 한 잔 하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좋은 카페들을 가기 위해 열심히 디깅 해서 몇몇 군데 저장해 두었다.
바르셀로나에 오기 전 파리에서 6일 정도 있었는데 돌아다니느라 카페를 많이 못 가서 아쉬웠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아주 여유롭게 저장해 둔 카페들을 이곳저곳 가보기로 결심했다.
오늘 한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다.
내가 카페에 앉아 있는 시간동안 많은 현지인들이 카페를 들어왔다가 나갔다.
내 옆 자리에 앉아 열심히 포스터를 만들고 문서 작업을 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데이트하는 커플
화상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
집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한 사람
테이크아웃 주문을 위해 들어온 사람까지
이런 사람들 사이에 앉아서 책을 읽는데 이방인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실제로 내가 앉은 테이블이 중앙에 있었다)
오히려 한국 카페에서 보다도 더 편했던 거 같다.
다른 테이블에서 하고 있는 대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일까?
정말 아무것도 신경이 쓰이지 않아서 너무나 좋았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하니, 오히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너무나도 좋았다.
이 도시에서 한 달 정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가끔 이방인이라는 생각에 눈치 보이는 일들이 있고 불편한 상황이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느끼는 ‘같은데 다르지만, 다르지 않아야 자연스럽다’는 부분에서 오는 눈치 보임이 없어 편할 거 같았다.
당장 지금 이 카페에 앉아있으면서도 주변의 말소리가 그냥 하나의 배경음악 같이 느껴져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