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다이어리를 살까 하다가
책장 깊숙한 곳에서 3개월만 빼곡히 채워져 있는 2025년도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역시 그냥 구글 캘린더나 대충 굿노트에 일정 페이지를 만들어 메모하는 게 편하다.
그런데 웬걸 새해병이 돋아 다이어리가 너무 사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먼슬리 페이지를 만드는데 문득 '일요일과 월요일 중 어느 것을 한 주의 시작으로 해야 할까?' 의문이 들었다.
나는 평생을 (아직 2n 년뿐이지만), 일요일을 시작으로 생각해 왔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 무지하게 불렀던 요일송 때문이다.
Sunday Monday Tuesday Wend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
이 노래를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
여하튼 이 노래는 내가 일요일이 무조건 한 주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던 이유이다.
"시작"은 나에게 굉장히 힘찬 단어이다. 무언가의 시작이라는 건 되게 바빠야만 할거 같고 에너제틱하게 많은 일들을 수행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나는 그동안 일요일을 바쁘게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할 것만 같았다. 월요일이나 화요일은 그냥 월요일, 그냥 화요일인데 일요일은 왠지 "유일한" 일요일처럼 느껴진 것도 생산적인 일요일을 보내고 싶은 나의 욕심을 더욱 키웠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게으른 일요일"을 불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사실 난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끼니를 다 놓치는 그런 자유롭고 늘어진 일요일이 보내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깜깜해져도 아무렇지 않은 그런 일요일을 원한다.
2026년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로 정했다.
한 주의 마지막 날이 일요일이 된다면 나에게 더 많은 휴식과 편안함과 여유를 줄 수 있을 거 같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인가요? 일요일인가요?
또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