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좋았던 카페들

유럽 여행 일기

by isseozn

나는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예쁘고 맛 좋은 동네 카페들을 찾아가는 걸 좋아한다.

맛집과 명소보다는 그 지역의 로컬 커피숍을 찾는데 여행 준비 시간의 대부분을 쓴다.

커피로 배를 채워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



이렇게 내가 카페에 진심인 이유는

1. 커피가 좋다.

예쁜 컵에 나온 향긋한 커피는 그 외관만으로도 나를 기쁘게 한다.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는 크레마에 감탄하고 라떼를 마실 때는 아트에 감탄한다. 커피숍에 들어갈 때 나는 커피의 향도 정말 좋지만 내 커피를 코에 가까이 대고 향을 살짝 맡았을 때의 기분은 이루어 말할 수 없다. 빨리 이 커피를 마시고 싶어 두근거린다.


사실 커피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다. 그래도 좋아할 수는 있으니까.


2. 동네 카페 사람들의 삶과 가장 가까이 있는 듯하다.

매일 일상처럼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그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보기 아주 적합한 장소이다. 사람들이 입는 옷부터 대화하는 스타일까지 엿볼 수 있다. 카페에 가면 창 밖이 보이거나 카페 내부가 훤히 잘 보이는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카페를 오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관찰한다. 나는 옷을 좋아해서 보통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는지 본다. 파리에서는 예쁜 신발을 신은 사람들이 참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었다.

출근길, 점심시간, 등하굣길 등 시간이 잘 맞으면 더 좋다. 동료들과 걸어가는 모습, 친구들과 웃으며 뛰어가는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다.


그 지역의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해야 할까.


3.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맞이하는 달콤한 휴식 시간

여행을 하다 보면 천천히 다니려고 해도 너무 궁금하고 신이 나서 바빠지기 마련이다. 바쁘게 돌아다녀 몸과 신경이 예민해졌을 때 포근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은 몸과 마음의 뭉쳐있던 예민함을 푼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카페에서 가지는 나만의 시간은 나를 위로해 준다. 노이즈캔슬링이 되는 오디오 기기가 있다면 더욱 좋다. 카페 안의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나만 있는 거 같은 붕 뜬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카페는 나에게 소중한 힐링스팟이다.


이런 이유에서 난 카페가 너무 좋다.


이번 파리 여행에서 갔던 카페들 중 또 가고 싶었던 곳들이다.


RECTO VERSO

사실 여기는 여행 전부터 무척이나 기대하던 곳이었다.

우드톤의 따뜻한 분위기가 너무 내 취향이라 이곳을 가기 위해 주변으로 여행 코스를 짰다.

빈티지 셀렉샵들이 즐비한 거리에 조그맣게 위치한 이 카페는 문 앞에서부터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귀여운 사장님들의 메시지가 날 반겼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아 스콘과 플랫화이트를 마시는 동안 여행객 무리와 동네 주민 3명이 왔다 갔다.

그리고 택배 아저씨가 카페 물건들을 배달해 주고 갔다.


택배 아저씨에게 커피를 내려주던 사장님들의 모습이 너무 따뜻했다. 아저씨는 카페 창문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셨다.

곧이어 단골인 듯 보이던 한 여성분이 들어왔다. 파리지앵 하면 떠오르는 겨울 아웃핏을 입으시고는 밝은 인사말과 함께 등장했다. 사장님들은 그녀를 맞이한 후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usual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프랑스어라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다.

곧이어 다른 프랑스인 여성분이 들어왔다. 그분도 단골인지라 이미 와 있던 단골손님과도 안면이 있는 듯 보였다. 2분의 사장님과 2명의 단골손님들은 그렇게 바쁘게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입가는 계속해서 찢어질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왠지 서로의 옷을 칭찬하고 무언가를 축하해 주는 듯 보였다.

몇 번의 따뜻한 터치와 포옹이 오간 후 그들은 각자의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Terres de Café

이곳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이미 유명한 곳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테이블이 2개 있는 테라스 자리에 노트북으로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던 두 남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창으로 보이던 내부에는 너무 귀여운 모자를 쓰고 계시던 두 할머니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듯한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니 마침 할머님들이 나가셔 자리가 생겼다. 나는 코르타도를 주문하고 찬찬히 카페를 둘러보았다. 사실 한눈에 들어오는 매우 작은 크기였다. 한쪽에 가득하던 다양한 종류의 커피 원두들이 인상적이었다. 알고 보니 원두 관련 상을 꽤나 많이 받은 그런 카페였다.

한 신사분이 들어오시고는 원두를 추천받아 구매하셨다.


커피가 정말 정말 맛있었다.


통창으로 바깥을 구경하며 커피를 마셨다. 우연히 이런 좋은 곳을 발견하다니, 정말 선물 같았다.


작가의 이전글무한한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