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일상생활 훔쳐보기-
쨍한 여름 한낮.
만장굴을 들어갈 때,
내가 말했다.
'와아! 시원해. 여기가 천국이야!'
마침, 만장굴 끝을 다 돌아보고
나가는 아저씨가 나를 스치며 속삭였다.
'아! 너무 춥다 여긴...'
나 또한
나오는 길이 너무 추워
성큼성큼 걸어 나오며
한 아주머니께서 들어오며 하시는 말씀을
듣는다.
'누가 이렇게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둔겨?
아! 시원하네!'
겪음과 겪지 않은 것의 차이.
그리고 인생이라는 프레임 속으로 치환하면
인생의 후반부와 전반부의 차이.
겨우 이 차이를 경험하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몫이라면
다른 건 다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무지'하게 보여지는 내가 왜 이리도 싫은 걸까?
책의 첫 장의 주인공과 마지막 주인공의 모습.
영화의 시작 점에 있는 주인공과
마지막 시점의 주인공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