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독자가 되어
내 글을 읽어본다.
글들을 읽다 깨닫게 되는 건
나라는 사람은
취향과 공간에 관심이 많다는 점...
나의 취향과 공간이란 카테고리에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끌어 나열해 본다.
시트러스(Citrus) 향수.
아침에 마시는 스타벅스 더블샷.
계획 없이 내키는 데로 떠나는 주말여행.
백자처럼 담백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시계.
햇살이 잘 들어오는 넓은 창.
핑크 골드 테두리의 전신 거울.
퀸 사이즈의 널찍한 침대.
청록색의 클래식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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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묻기 바빴다면
지금의 나는,
취향의 구입 목록과
내가 살아가는 공간의 변화를 통해
그것들의 색을 내게 덧입히고
그것들이 '내포한 이미지'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물어보기 바쁘다.
또,
마음 저편에 있던 취향의 과소비 목록 또한
왜 마음 안에서 봉긋이 솟아올랐는지도 챙겨보며
그 비싼 무엇을 갖게 되는 경험이,
'그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허무하고 헛된 우월감과 공허함이었는지 느끼며
내가 되고 싶은 '주변의 것들로 온 이미지'를 쓱싹 지우고 새롭게 되고픈 나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