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말을 다 믿지마라.

필터링이 필요한 팀장의 말들

by 라엘리아나

팀에서 팀장의 역할은 강력하다. 팀원들의 업무 지시 및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의 상황과 이슈 등을 팀원들에게 전하는 역할도 한다.

나는 팀장이 전하는 이야기들을 그대로 믿는 편이었다. 팀장을 특별히 신임해서라기 보다는 굳이 회사 관련으로 나를 속일 이유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러한 팀장들의 다 믿지 말아야 할 말들의 유형을 정리해 보았다.


1. 본인의 결정을 상부의 지시라고 한다.

이 방법은 제일 흔하게 사용하는 팀장들의 핑계 유형이다. 팀장이라고 해도 안 좋은 얘기는 섣불리 꺼내기가 어렵다. 그런 경우 가장 많이 이용한다. 자신은 한 발 물러서서, 상부의 핑계를 대는 약은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진짜 상부의 지시인지 팀장의 결정인지 알기 힘들다. 팀원이 직접 상부에 확인한다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부의 지시라고 해도 그 지시가 내려지기까지 팀장의 역할은 컸을 것이다. 팀장의 자세한 보고가 없었다면 상부에서 별문제 없이 지나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실제 상부의 지시라고 해도 팀장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2. 본인의 생각을 회사의 전달사항처럼 말한다.

임원진들은 회사 상황과 이슈 등을 주제로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며 그 내용들은 팀장을 통해 팀원들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그 내용들을 사실 그대로만을 전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더해 기정 사실화하여 말하는 유형이다.

예를 들면 이런 형태이다. '이번 분기 매출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할 때 그 소식만 전달하면 된다.

그런데 '이번 분기 매출이 떨어져서 연봉 동결을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물론, 매출이 떨어지면 연봉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많지만 아직 회사에서 결정을 내린 게 아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사실인 듯 전하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럼 저런 소식을 들은 팀원들은 당연히 사기가 떨어지고, 연봉 동결에 대한 불안감으로 연봉협상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굳이 미리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소식을 들었을 때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팩트체크를 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회사 전체와 관련된 일이라 다른 팀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3. 다른 사람을 빗대어 자기 생각을 전달한다.

방법은 업무적인 부분보다는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많이 사용한다. 본인이 직접 얘기하기는 껄끄럽지만 자기 생각은 전달하고 싶을 때 주로 사용하는 화법이다.

예를 들면, 회사로 택배를 받는 사람이 있는데 거슬리지만 받지 말라고 말하기에는 명분이 없다. 그럴 때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옆팀에서 택배기사가 자주 찾아와서 업무에 방해된다는 항의를 들었다고 전달하는 것이다. 만약 진짜 저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도 팀원을 배려하며 말할 수도 있는데 직접적으로 말한다는 것은 본인도 동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유형으로 말하는 팀장들의 공통점은 본인의 생각을 꼭 팀원들에게 전달하되 나쁜 역할은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을 대신할 나쁜 역할을 만들거나 자기 생각을 회사의 입장인 척 전달한다.

모든 팀장들이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위와 비슷한 유형으로 얘기하는 것을 한 두 번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안 좋은 얘기를 전달하는 것은 누구나 어렵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해야 할 경우가 많아지고, 해야만 한다. 그걸 잘 해내는 것 또한 팀장의 역할이다. 그런데 그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면 내가 그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그래서 팀장의 말을 다 믿지 말고, 사실을 판단할 수 있는 필터링과 그 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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