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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enB Jul 08. 2024

나의 몸에게

날 것 그대로의 글 

커다란 손에 붙들려 꼼짝없이 앉아 있던 몸을 기억한다. 


엄마의 사랑과 아빠의 관심이 필요했겠지.


외로워서 무기력하게 매달린 채 누굴 원망할 수 있었을까?


엄마를 탓할 수도

아빠를 미워할 수도 

원망할 수도...

이제 와서 아무 소용이 없다. 


나는 어렸어. 

어린 몸.

아무것도 모른 철부지 같은 몸. 

부서지기 쉬운 몸.

하얗고 여린 몸.


어린 너는 아무것도 몰랐을 거야. 


세상에 혼자 남겨진 거 같은 불안과 고독을 나는 제일 먼저 배웠어. 


외로움으로 응고된 몸. 


다만 외로웠어. 외로워서, 하. 지. 마. 하고 말하지 못한 것이 수. 치. 심.이었을까?


나는 어렸어. 


맞아! 종국엔 '수치심'만 남더라. 


수치심을 목에 두르고 너를 보고 웃으며 나는 나를 가두고 비난했어. 


엄마가 아빠가 필요한 몸이었어. 엄마 아빠가 지켜줘야 할 몸이었어! 


그래, 맞아, 나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어!


이젠, 그 '수치심'이라는 새장에서 나와!!


다시는 그 새장엔 들어가지 마!!


다정한 손이 머무는 새 장에 들어갔다, 충분히 사랑받고 그 사랑에 자유로운 채로 나와. 


"변함없을 거야"라고 단정하지도, 확신하지도 마!


집착과 집념만 손에 움켜쥔 채 매달리지도 마!!


'나'로부터 자유롭고 민낯의 나를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저, 지금처럼 웃고 있는 네 몸을 봐!!


어때? 볼 만하지??


사랑하자 나를.


물방울 바다에 뛰어들어

                                                                                        -2024. 07.07. 지리산 휴먼예술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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