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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May 11. 2024

같은 생각, 같은 마음

이랬다 저랬다

우리는 같은 생각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말이 많은 편도 아니고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성격도 아니다. 또한 아예 친해지기까진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같이 일하는 직원선생님이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린 자잘하게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고 서로 아무 말 없이 있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소통해야 할 땐 반드시 소통하는데 ,

신기하게도 그때 서로 하는 이야기가 항상 같은 생각이었다.


아침, 원래라면 조용할 우리의 모습이지만 직원선생님이 옆에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당연히? 우리의 퇴사 이야기였다. 나에게 다른 일 뭐 알아본 거 있냐고 물었고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들만의 이야기.


직원선생님은 처음엔 그만두지 않길 바랐고 그다음엔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나선 정이 떨어져 미련 없이 끝낼 수 있겠다는 것이다.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지금까지 느꼈던 마음으로 써왔던 글의 담긴 감정이 아주 정확히 일치했기에


너무 신기하고 다시 생각해도 신기했으며 내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 받은 거 같아 고맙기까지 했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면서 내가 좀 이기적인 걸까? 내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인가? 하며 혼돈 아닌 혼돈을 느끼곤 했는데 오늘 모든 마음이 다 해결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합의된 같은 마음의 결론은 5월까지만 하고 끝내는 게 맞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점심시간에 두 귀를 의심할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5월까지라고 이야기를 하셨던 원장님이 앞에 어떤 어떤 이야기를 하시며 자연스레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하는 데까진 한다고? 말을 하셨다. 그게 정확히 어떤 포인트를 말하는지 잘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속에선 ‘뜨악’의 감정이 순간 올라왔다.


거기서 저희는 5월까지죠?라고 묻고 싶었지만 정말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분명 그 말이 공중에 퍼지면 분위기가 싸해질 것을 알기에 뱉어내지 못하고 삼켜냈다.

우리는, 나는, 물어볼 권리가 있지만 하지 못한 것이다.

용기가 없어서-


내일, 토요일만 일하면 우린 월, 화, 수 쭉 이어서 쉬게 된다.

그 쉬는 날들이 지나고 뭔가의 행동에 미동이 없다면 우린 물어보기로 했다. 그전에 먼저 뭔가의 확신을 주시길 바랄 뿐


솔직히 마음 한편엔 더 이어간다면 좋긴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하지만, 이미 멀지 않은 곳에 끝이 있음을 알아버렸기에 우리도, 나도, 오래오래 먹고살 수 있고 불안에 떨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그런 곳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드니 그 말은 별로 달갑지 않게 느껴진다.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고 머리에서도 받아들였기에 더 이상 혼란 없이 끝내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나의 그다음이 어떤 곳에 있는지 없는지 이상한지 좋은지 아무것도 알 수없고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끝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머물며 안정감을 느끼긴 싫다


디데이는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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